이승진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위기론이 나온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1위인 카카오톡의 뒤를 유튜브가 바짝 쫓아오자 카카오가 긴장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일상의 모든 것을 담는 종합 커뮤니케이션 앱으로 거듭나 모든 국민이 매일 이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가 공개한 카카오톡의 2분기 평균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4820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93%가 사용하는 셈이다. MAU는 매 분기 증가했다. 2021년 2분기와 비교하면 2년 사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이들이 140만명 증가했다. 사실상 성장할 수 있는 한도까지 성장했지만 아직도 커지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독점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그럼에도 카카오톡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는 유튜브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는 지난달 유튜브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가 4115만7718명으로 카카오(4155만8838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5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월간 최소 격차다. 집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유튜브의 성장세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제조사인 구글은 휴대전화에 유튜브를 기본 앱으로 탑재해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했다. 음원 시장에서 유튜브는 국내 최대 플랫폼인 카카오의 멜론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검색엔진 시장에서도 네이버, 다음의 점유율을 매년 뺏어오고 있다. 토종 서비스의 자리를 구글이 모두 꿰찰 거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전면 개편에 나선다. 앱 메뉴 하단에 있는 탭 5종 모두에서 하루 1000만 명 이상의 활성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단순 계산으로 5000만명의 국민이 매일 카카오톡의 서비스를 찾도록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은 메신저 본연의 기능인 ‘소통’을 강화한다. 지난 5월 기존 채팅탭에서 함께 노출됐던 '오픈채팅'을 별도 탭으로 떼어냈다. 해당 탭은 단기간에 매일 10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방문한 탭으로 자리 잡았다. 하반기에는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채팅방 추천 기능을 도입해 한층 개인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올 3분기에는 친구탭의 프로필 기능에 게재 후 24시간이 지나면 콘텐츠가 사라지는 서비스인 ‘펑’을 도입한다. 경쟁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의 ‘스토리’는 자동 삭제되는 콘텐츠를 부담 없이 올릴 수 있어 호응이 높다.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해 카카오톡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기능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친구탭 내 인명록의 크기를 최소화하고 이용자의 지역에 따라 날씨, 교통, 매장 등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커머스(상거래) 기능도 강화한다. 앞서 6월 명품 전문관 ‘럭스탭’을 선보였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직접 입점으로 단독 상품과 리미티드 에디션이란 차별점을 내세웠다. 하반기에는 선물하기 대상을 기존 ‘지인 간’ 위주에서 탈피해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비지인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또 앞으로 쇼핑탭 개편을 통해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초거대 AI 모델과 카카오톡 비즈니스 서비스와 연계도 계획 중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톡과 AI 접목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그동안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했지만, AI 접목으로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개인화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