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사면 평생 신제품 'UP가전 2.0'…LG전자, '제품→서비스' 100兆기업 비전공개

스펙 따지는 제품 위주에서 구독형 서비스 기업 변신
류재철 사장 "구독과 스마트홈 점목 'HaaS' 전환"

#주부 A씨는 냉장고 청소 때문에 고민이었다. 음식을 들어내고 청소하기 버거웠다. LG전자 UP(업)가전 제품을 산 뒤 걱정을 덜었다. LG전자 제휴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대리주부'에서 보낸 도우미가 대신 청소해줬기 때문이다. 새 냉장고를 사지 않아도 청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업가전 서비스를 활용하면 내 냉장고를 계속 새 것처럼 쓸 수 있다.

LG전자가 '업가전 2.0'을 통해 생활가전 위주에서 '스마트 홈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바꿀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글로벌 가전 업체를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현 65조원 수준인 매출을 2030년 100조원으로 늘린다는 회사 비전을 선포한 지 2주 만이다.

LG전자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업가전 2.0' 전략을 발표했다. 류재철 H&A(생활가전·공조) 사업본부장 사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류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업가전 2.0은 가전 사업 포트폴리오를 서비스 기반 사업으로 확장하는 시발점"이라며 "가전 업계 흐름을 'HaaS(Home as a Service)'로 전환하는 데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Haas는 구독과 스마트 홈 접목 서비스를 뜻한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 홈 플랫폼 'LG씽큐' 앱을 통해 가전을 제어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이다.

업가전은 기존 구매 제품 소프트웨어를 앱 조작만으로 자유롭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씽큐 앱을 통해 구입 제품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언제나 신제품처럼 쓸 수 있다. 업가전 서비스 구독 고객은 신제품을 사지 않아도 씽큐 앱 버튼만 누르면 새 기능을 기존 제품에 추가할 수 있다.

외부 O2O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기존 세탁기는 옷만 빨아줬는데 업가전 세탁기는 드라이클리닝, 의류 보관도 해준다. 현재 모바일 비대면 세탁(런드리고), 세제(LG생활건강) 및 유제품(우유창고) 정기배송, 집 청소 및 냉장고정리(대리주부), 물품 보관(미니창고 다락), 신선식품(더반찬&) 등 6가지 O2O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LG전자는 제품을 설치하자마자 고객에게 딱 맞는 제품을 쓰도록 하는 가전 '초개인화'를 추구한다고 했다. 제품 배송 전 씽큐 앱에서 3단계 '라이프 패턴 분석' 설문을 한 뒤 최적화 기능을 제공한다. 고객은 추천 모드나 코스를 클릭 한 번만 하면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구독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고객은 사용 기간, 제휴 서비스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사용기간은 3년, 4년, 5년, 6년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구독 신청 과정에서 다양한 제품 옵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고 제품 애프터서비스(A/S)는 무상 제공한다. 제품 사용 분석 내용과 추천 코스, 소모품 정보 등을 담은 월간 리포트를 씽큐 앱을 통해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이사한 집에서 업가전 2.0 공기청정기를 쓰면 새집증후군 유발 물질 포름알데히드 수치를 파악한 뒤 월간 리포트를 통해 고객에게 '새집 특화 필터'를 추천해준다.

류재철 LG전자 H&A(생활가전·공조) 사업본부장 사장이 UP가전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LG전자]

업가전 2.0 사업은 LG전자 100조 기업 비전 실현을 위해 꼭 성공시켜야 하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 12일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비전 실현 과정에서 주목할 변곡점으로 '서비스화'를 꼽았다. 기능 높은 제품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LG전자는 "서비스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이 업가전 2.0"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업가전 2.0 사업을 통해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를 실현한다고 했다. 핵심은 가전 특화 인공지능(AI)칩 및 운영체제(OS)다. 3년 이상 연구개발(R&D)해 만든 스마트 가전용 AI칩 'DQ-C' 기반 가전 OS를 업가전 2.0에 탑재했다. 제품 새 기능을 추가하고, 추가 기능 중 자주 쓰지 않는 기능을 지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날 LG전자는 가전 OS를 업가전 2.0 세탁기, 건조기에 처음 적용했다.

LG전자는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4종을 업가전 2.0으로 출시한 뒤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가전 2.0은 LG전자 온라인브랜드샵에서 구독 신청할 수 있다. 신제품은 LG전자 베스트샵 서초본점, 금천본점 등 전국 주요 매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산업IT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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