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업히세요!'…침수 대피 못한 할머니 구한 경찰관

80대 노인 구한 고재중 경감

집중호우로 침수된 마을에서 거동이 불편해 홀로 집에 남아있던 할머니를 업어 구조한 경찰의 사연이 전해졌다.

20일 JTBC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당시 폭우로 인해 허벅지까지 물이 차오를 정도였다. 이에 마을을 수색하던 한 경찰관은 집에 홀로 남아있던 80대 할머니를 발견했고, 그를 업어서 대피시켰다.

폭우가 내린 지난 15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마을에서 최영분 할머니가 고재중 장호원파출소 경감에게 업혀 구조됐다. [이미지제공=경기남부경찰청]

당시 구조 영상을 보면 고재중 이천경찰서 장호원파출소 경감은 집 문을 두드려 보고 창문을 열어보는 등 여러 집을 직접 방문해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고 경감은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대피방송을 듣지 못한 최영분 할머니를 발견했다.

고 경감은 최 할머니를 향해 "밖으로 나가셔야 한다. 경찰관이다"며 "물이 지금 넘쳐나서 피하셔야 한다"고 외쳤다. 고 경감은 이어 할머니에게 업히라고 말하며 등을 내밀었다. 고 경감은 할머니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후에도 40분 넘게 마을을 돌아봤다.

고 경감은 "저희 부모님도 시골에 혼자 계신다"며 "(할머니를) 들쳐업고 무조건 나가서 살고 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최 할머니는 "나를 업어다 갖다 살려줬으니 (고맙고) 미안하다"며 "그러지 않았으면 혼자 어떻게 할뻔했냐"고 했다. 그러자 고 경감은 "무사 해주셔서 고맙다"고 답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20일 오전 6시 기준 주택 542채가 침수되고 125채가 파손됐다. 서울 넓이의 절반이 넘는 3만2894.5㏊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사망자는 46명, 실종자는 4명이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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