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청주와 포항, 새만금, 울산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배터리 업계가 2030년까지 예정된 30조원 규모의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 업계는 특화단지가 국내 배터리 생태계 가치사슬을 만들고 차세대 전지 개발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청주에 4조원 규모의 생산시설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청주에 자리한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세계 배터리 생산공장의 글로벌 기술 허브인 '마더 팩토리’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마더 팩토리는 차세대 설계 및 공정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단순 시험 생산뿐만 아니라 양산성 검증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4680)의 생산설비도 추가한다.
새만금에는 LG화학과 성일하이텍이 투자를 준비 중이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1조2000억원의 합작투자를 통해 전구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연간 10만t 규모의 생산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성일하이텍은 사용 후 배터리에서 니켈이나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공장을 건설한다.
울산에는 LG화학과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가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전용 생산 설비를 신설한다. 한국전구체는 2024년 2만t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며, 2025년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향후 5만t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과 에코프로는 포항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포스코그룹은 중국 중웨이(CNGR)와 이차전지용 니켈과 전구체 생산 설비를 확보한다. 투자 규모는 1조5000억원이다. 포스코홀딩스와 CNGR은 6대 4 지분으로 니켈 정제법인을 설립해 황산니켈을, 포스코퓨처엠과 CNGR은 2대 8 지분으로 전구체 생산법인을 설립해 전구체를 각각 생산한다. CNGR은 세계 전구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에코프로도 포항에 2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허브인 '블루밸리 캠퍼스'를 구축한다. 지난 2021년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완공한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에 이은 두 번째 포항 지역 양극 생산 거점이다. 현재 18만t 규모인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71만t으로 확대한다. 올 4분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최소 1100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기대된다.
배터리 업계는 예정된 투자가 이행되면 '광물가공(새만금)-소재(포항)-셀(청주?울산)-재활용(새만금)'으로 이어지는 국내 배터리 생태계의 가치사슬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국배터리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특화단지별로 필요한 맞춤형 패키지 지원이 구체화할 수 있도록 애로·지원 필요사항을 적극 발굴, 정부 측에 건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