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기자
우크라이나의 유명 여성 가수가 지난 5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당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패트리엇의 위치를 알려준 원인으로 지목돼 법의 심판을 받았다.
패트리엇은 미국이 제공한 값비싼 요격 미사일 시스템이다. 단거리 탄도 미사일, 첨단 항공기, 순항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미국의 지대공 미사일이다. 지난해 2월 24일 개전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 중 가장 최첨단 무기로 꼽힌다. 지난 5월 16일 러시아의 키이우 대공습 과정에서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더뉴보이스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키이우의 드니프로브스키 지방법원은 유명 가수이자 블로거인 이나 보로노바에게 위와 같은 명목으로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최종적으로 집행유예 1년을 받아 석방됐다.
보로노바는 13만 9000여명의 팔로워(7월 기준)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그녀는 지난 5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파트 창문에서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방공 작전 영상을 촬영해 게시했다. 이때 자신의 아파트 이름을 태그하며 패트리엇의 위치를 노출했다.
네티즌이 비판하자 그는 영상을 삭제했지만 이미 텔레그램을 비롯한 러시아 온라인커뮤니티에 해당 영상이 퍼진 상태였다. 우크라이나의 네티즌은 "러시아가 온라인 생중계 카메라로 키이우를 감시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바보가 방공 작전 동영상에 위치를 표시해 SNS에 올리냐"고 비판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보로노바는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녀는 "아이들과 집에 있을 때 동영상을 올렸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며 "몇 분 만에 바로 영상을 삭제했지만, 영상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