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은 비즈니스·호텔은 4성급 이상'…고가패키지 불티

500만원 크루즈 패키지 상담↑
유럽 프리미엄 상품 확대
고물가·고환율에 근거리 선택도↑
일본 여행 상품 편성 '압도적'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본격화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여행 스타일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돈이 들더라도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을 고급스럽게 즐기고 싶은 이들이 늘면서 홈쇼핑에서도 기존에 찾기 힘들었던 고가 럭셔리 상품을 편성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엔저에 따른 가격 매력이 있는 일본 등 보다 합리적 가격대의 근거리 여행지를 찾는 수요 역시 크게 늘어 관련 상품도 급증했다.

비싸도 이색 여행지 ‘인기’

5일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럭셔리 크루즈 패키지는 5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누적 상담 건수 1만1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약 27% 증가한 수치다. 해당 상품은 초호화 크루즈를 타고 서·동부 지중해, 알래스카, 두바이 등지를 돌며 최대 10일간 뷔페, 선상 공연, 스파 마사지, 수영, 면세점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기존 동남아 지역으로 한정해 판매되던 비즈니스 패키지를 유럽 전용 상품으로 확대했다. 모든 일정에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는 상품으로, 4성급 이상 호텔에서만 묵는 프리미엄 패키지다. 10일간 진행되는 그리스 패키지는 최소 659만원, 11일간 진행되는 이탈리아 패키지는 최소 679만원에 달한다. 두 상품 모두 누적 상담 건수 1500건을 넘어섰다.

CJ온스타일에서 럭셔리 크루즈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온스타일]

여행 경비 부담, 일본 급부상

고물가·고환율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본·동남아시아도 인기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여행 패키지 판매는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 베트남, 대만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큐슈 패키지는 지난달 예약 고객이 1000명을 넘었고, 태국 선셋 요트 투어는 한 시간 만에 1200명이 넘는 고객이 몰렸다. GS샵에서는 근거리 여행상품 방송 횟수가 지난해 18%에서 올해 50%로 증가했고, 상담 건수는 29%에서 41%까지 늘었다. 편성 상품 중 일본 패키지 상품은 약 90%를 차지했고, 북해도 상품 방송은 상담건수 약 2000건과 매출 약 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지난달 일본·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상품에 대한 상담 건수가 약 70%를 차지했다. 상담 건수 1~5위 국가는 일본, 동유럽, 대만, 호주, 동남아 순이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일본 북해도 패키지로 1시간 동안 상담 건수 3000건을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시키사이노오카, 팜 토미타, 삿포르 맥주 축제 등 핵심 관광지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실속형 패키지다. 현대홈쇼핑에서는 5~6월 여행상품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대비 일본이 86%, 동남아가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건수 기준 인기 여행지는 베트남, 일본, 중국 순이었다. 베트남 다낭 패키지의 경우 전 일정 스위트룸 숙박, 수영장과 스파 등 다양한 부대시설 및 서비스를 이용 가능해 9400건의 상담 문의가 있었다.

롯데홈쇼핑에서 여행 캐리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고가·가성비 투트랙 전략

G마켓 역시 지난달 여행·항공권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일본(3200%), 동남아(475%), 괌·사이판(240%), 미국·캐나다(210%), 유럽(158%) 등 고루 증가했고, 11번가 역시 지난달 해외 항공권 매출이 전년보다 62%, 해외호텔은 820%, 해외패키지는 284% 급증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해 선호하는 여행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업계는 고가 및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여행 상품을 모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CJ온스타일은 이달 프리미엄 상품으로 남미 오로라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6일과 9일엔 코타키나발루, 7일엔 중국 장가계, 13일엔 방콕 파타야 상품을 방송한다. 롯데홈쇼핑은 유럽과 일본 여행상품 방송이 예정돼있다. GS샵과 현대홈쇼핑은 일본 여행상품 편성을 확대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가 패키지 상품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체감 반응이 더 뜨겁다.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상품 판매도 크게 증가했는데 여행경비가 상대적으로 덜 드는 지역"이라며 "당분간 높은 해외여행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럭셔리·가성비 등 상품을 다양화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경제부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유통경제부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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