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한양 도성 걸으며 서울 야경 즐겨요…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편집자주지하철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인 동시에 하루만보의 중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지하철역 주변의 걷기 좋은 곳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조선시대 한양을 둘러쌌던 한양도성 성곽길을 걷는 코스다. 평지에 위치한 성곽은 대부분 헐려있고, 북악산·인왕산·낙산·남산 등 산 지역 위주로 성곽이 남아있다. 해발고도가 200~300m가 넘는 높은 산을 걸어야 해 부담이 갈 수 있는 다른 길과 달리 낙산을 오르는 한양도성길 2코스에 해당하는 오늘 구간은 낙산의 해발고도가 124.4m에 불과해 조금은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한양의 8개 문 중 동쪽에 있는 흥인지문(동대문), 광희문(남소문), 혜화문(동소문)을 잇는 코스다.

광희문 전경 [사진제공=서울연구원]

오늘의 출발점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다. 서울 지하철 2·4·5호선이 지나가는 서울 도심 교통의 핵심지이자 흥인지문(동대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이 있는 문화 체험의 요지이기도 하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길 건너 맞은편에 광희문이 보인다. 남소문으로도 불리는 문으로 1396년 한양 도성이 세워질 당시 처음 세워진 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문이 훼손된 후 1975년 도로 공사로 인해 다소 자리를 옮겨 다시 지어졌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경 [사진제공=서울연구원]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다 보면 이질적인 은빛 대형 건축물을 마주하게 된다.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고 2014년 세워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다.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다. 총 6만2692㎡, 연면적 8만 6574㎡에 지하 3층, 지상 4층(높이 29m)의 거대한 건물로 미래지향적인 외관을 자랑한다. 전시, 행사, 디자인 테마 공간, 광장 등으로 조성돼 있고, 인근에는 동대문 유구 전시장 등이 있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자리해 동대문의 과거와 오늘을 함께 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강진형 기자aymsdream@

북쪽으로 조금 더 걷다 보면 흥인지문(동대문)이 나온다. 1396년 처음 세워진 다른 문들과 달리 건설에 보다 시간이 걸려 2년 뒤인 1398년 만들어졌다. 이름이 세 글자인 다른 문들과 달리 유일하게 네글자 문인데 지기(地氣)가 약하다는 풍수학적 이유로 기를 돋운다는 뜻에서 '어조사 지(之)'를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흥인지문 주변으로는 광장이 조성돼 문을 직접 관람할 수 있고 조선 후기 건축양식이 잘 보존돼 있다는 평가다.

서울 동대문구 낙산공원 [사진제공=서울연구원]

종로를 건너 흥인지문공원으로 넘어가면 한양도성 낙산 구간이 시작된다. 특히 동대문교회 철거 후 남은 터에 한양도성박물관을 조성하고 성벽을 보존해 시민들의 쉼터로 만들었다. 성곽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서울의 대표적 야경 명소인 낙산공원도 나온다. 인근 이화동 마을은 아름다운 벽화마을로 유명하다.

서울 종로구 혜화문 [사진제공=서울연구원]

마지막 도착점은 동소문이라고도 불리는 혜화문이다. 인근 지명인 혜화동과 동소문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 1396년 창건된 후 1928년 일제에 의해 문루가 철거됐고, 이후 1938년에는 동소문로를 만들어 전찻길을 놓으면서 문의 흔적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 동소문로는 현재도 쓰이고 있기 때문에 1990년대 초 복원공사를 하면서는 창건 당시의 위치가 아닌 옆으로 10m가량 옮겨서 복원됐다.

바이오헬스부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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