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4>

편집자주인생에 합격점, 커트라인이 있다면 몇 점일까? 흔히들 100점 만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한 길을 선택했다면 한눈팔지 말고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김태민 변호사는 우리 인생은 의외로 60점만 넘어도 충분하다고, 마음껏 방황하고 실패해 보자고 말한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있다. 자신의 꿈을 완성형으로 두지 않고 수시로 바꿔간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이렇게 되묻는다. "나를 수식하는 말이 꼭 하나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꿈이라는 것을 하나의 틀로 고정해둘 필요도 없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내가 바라던 모습도 아니다." 글자 수 742자.

20~30대 시절에는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나 의지가 전혀 없이 힘들게 방황했다. 늦었다고 생각했고, 안전한 선택을 포기하고 무모한 도전을 했던 나 자신을 원망하고 자책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거쳤기 때문에 비교적 단단해진 마음으로 40대를 보낼 수 있었음을 안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고 노력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이제 인생의 중반을 살짝 넘었기 때문에 '대박'일지 '쪽박'일지 알 수 없다. 20~30대에는 분명히 '쪽박'인 줄 알았는데, 40대는 그런대로 '중박' 이상인 것 같다. 물론 지금의 평가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다. 확실한 것은 남들과 똑같이 열심히 살아봐야 본전이겠지만 남들과 다른 과정을 거쳐서 열심히 노력한 후 살아남게 되면 그 보상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이른 은퇴를 바라고 준비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오래오래,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 나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는다. 10년 전, 오늘 내가 이렇게 변호사가 될지도 심지어 책을 쓰게 될지도 몰랐다. 10년 후 내가 무엇이 되어 있을지도 지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준비는 할 수 있다.

만약 나의 인생을 그래프로 그린다면 아주 낮은 곳에서 시작하여 오르락내리락 굴곡으로 표현될 것이다. 심지어 고점을 찍지도 못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그래도 우상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은 늦었지만 결국 전성기를 맞고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처럼, 매일 성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민, <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 멜라이트, 1만4000원

편집국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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