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20~30대 시절에는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나 의지가 전혀 없이 힘들게 방황했다. 늦었다고 생각했고, 안전한 선택을 포기하고 무모한 도전을 했던 나 자신을 원망하고 자책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거쳤기 때문에 비교적 단단해진 마음으로 40대를 보낼 수 있었음을 안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고 노력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이제 인생의 중반을 살짝 넘었기 때문에 '대박'일지 '쪽박'일지 알 수 없다. 20~30대에는 분명히 '쪽박'인 줄 알았는데, 40대는 그런대로 '중박' 이상인 것 같다. 물론 지금의 평가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다. 확실한 것은 남들과 똑같이 열심히 살아봐야 본전이겠지만 남들과 다른 과정을 거쳐서 열심히 노력한 후 살아남게 되면 그 보상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이른 은퇴를 바라고 준비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오래오래, 건강하게 일하고 싶다. 나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는다. 10년 전, 오늘 내가 이렇게 변호사가 될지도 심지어 책을 쓰게 될지도 몰랐다. 10년 후 내가 무엇이 되어 있을지도 지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준비는 할 수 있다.
만약 나의 인생을 그래프로 그린다면 아주 낮은 곳에서 시작하여 오르락내리락 굴곡으로 표현될 것이다. 심지어 고점을 찍지도 못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그래도 우상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은 늦었지만 결국 전성기를 맞고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처럼, 매일 성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민, <인생 커트라인은 60점이면 충분하다>, 멜라이트,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