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평양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소개하던 유튜브 채널 계정들이 돌연 사용 중단됐다. 해당 계정들은 북한 당국이 선전 용도로 운영 중이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23일 기준 '송아',' 유미', 'NEW DPRK' 등 북한 소개 콘텐츠를 주로 올리던 유튜브 채널에 접속하면 "이 채널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계정 이용이 중단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도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의 대외선전용 온라인 계정이 서비스 약관 위반을 이유로 계정 삭제된 전례가 있다.
이용 중단된 북한 주민 '유미' 유튜브 영상. [이미지출처=유튜브]
해당 계정들은 얼핏 북한에 거주하는 일반인이 게재한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의 선전 용도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일례로 평양에 거주한다는 '유미'의 경우 지난 1월 "코로나19 유행으로 몇 년째 평양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평양이 궁금하실 것"이라며, 북한의 수도 평양과 관련된 다양한 영상을 게재한 바 있다.
영상에서 그는 요가 등 취미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능숙한 영어로 평양의 일상을 소개하며 "평양은 살기 좋고 쾌적하며 발전한 도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촬영된 영상에 담은 시설들은 평양의 일부 특권층만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미를 포함한 평양 유튜버들은 아이스크림 등 북한에선 사치재인 물품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다. [이미지출처=유튜브]
미 CNN 방송도 북한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 일반 주민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에서 인터넷 사용은 매우 제한돼 있으며, 책이나 영화 같은 외국 자료는 금지돼 있다"라며 "유미의 영상은 북한 정권이 짠 '준비된 연극'처럼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박성철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위원은 CNN에 "이 유튜버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북한에선) 희귀한 사치품을 접할 수 있다"라며 "이들이 모두 고학력자이며, 고위 관리들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이 계정을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체제 선전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미는 매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