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북한이 31일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어떤 성능을 갖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실제 군사적 임무 수행이 가능한 수준일지 여부에 대해 의무를 표시하고 있다.
북한은 이 위성의 구체적인 성능과 제원 등에 대해 공개한 적이 없다. 다만 지난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장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실물을 공개한 정도다. 약 1m 크기에 무게 500kg인 소형 위성이었다. 모양은 6각형 형태로 상단에 태양전지판 4개가 설치돼 있다.
이에 대해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공개된 위성의 크기와 기술 상황을 볼 때 고성능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정찰위성은 목적상 최소 1m 이하의 해상도, 즉 지상의 가로×세로 1m 구간이 사진상 1픽셀(pixel), 즉 점 하나로 나타나는 수준이다. 그래야 지상의 사물을 구분할 수가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만 생산하는 우주용 고화질 디지털카메라 화소 소자(CCD)를 수입해 써야 한다. 무중력ㆍ진공 상태에서 방사선ㆍ전자기파 등에 견딜 수 있도록 제조된 특수 소자다. 당연히 군사 기술에 쓰이기 때문에 엄격히 수출입이 통제된다.
북한은 물론 중국도 제재 대상으로 이 소자를 구입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위성을 최대한 크게 만들어야 고화질 구현이 가능하다. 중국의 정찰 위성들이 전부 크기가 큰 이유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1호는 1m 미만에 불과해 고성능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중국이 범용 소자를 대량 구입한 다음 우주 환경 실험을 거쳐서 살아남은 일부 소자들을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긴 하다"면서도 "여러가지를 고려해 볼 때 해상도 3m 이내의 성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발사장ㆍ지상설비 등의 상황을 볼 때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질책에 기술적 준비도 부족한 상태에서 쫓기듯 서두른 흔적이 역력하다는 게 이 명예연구원의 분석이다. 북한 TV 화면에 공개된 발사장 설비가 자동화 등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군사정찰위성 운용을 위한 각종 장비도 국제 제재 때문에 수입이 불가해 지상국을 설치했는지도 의심된다는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의 최근 시찰 때 모습을 보면 격려가 아니라 질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한의 누리호 발사나 한ㆍ미ㆍ일 군사 훈련 등에 따라 기술적 준비 없이 너무 서두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