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기자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은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의지하고, 법을 등불로 삼아 의지하라는 뜻이다. 부처가 제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가르침의 말로 알려져 있다.
부처가 인생의 황혼기를 보낸 죽림촌(竹林村)에서 중병으로 고통을 겪으며 죽음이 가까워지자 상수 제자인 아난은 부처에게 마지막 설법을 간청했다.
이때 부처가 한 설법이 '자등명(自燈明) 자귀의(自歸依), 법등명(法燈明) 법귀의(自歸依)'다.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신을 의지하며, 진리(법)를 등불로 삼고 진리(법)를 의지하라'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자기 자신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의지하되,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는 뜻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래는 '등(燈)'이 아니라 '섬(도·島)'이었다고 한다. 한자로 번역하면서 '도'를 '등'으로 바꿔 의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섬'으로 해석해도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섬으로 삼아 자기를 의지하고 타인을 의지하지 말 것이며, 법을 의지하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말라'는 의지를 전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프랑스에서 조기 귀국했다. 이날 공항에서 한 여성에게 전해 받은 쪽지에 쓰여 있는 글귀가 '자등명 법등명'이다.
불교계에서는 자기 마음속의 등불을 지키며 법을 이어가라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보고 있는 그대로를 실천하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즉, 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가 맺는 자연의 법칙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실천하라는 것이다.
이날 공항에는 취재진과 송 전 대표 지지자와 반대자 200여명이 엉켜 혼잡했다. 송 전 대표 지지자들은 '믿는다 송영길', '우리는 민주당 동지' 등의 현수막을 흔들며 "송영길"을 연호했고, 반대자들은 "송영길을 구속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쪽지를 건넨 여성이 지지자인지, 반대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