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vs'이기는 법 알아야'…與 원내대표 2파전

4선 김학용 "수도권에서 바람몰이 선봉 될 것"
3선 윤재옥 "지역대표 아니라 이기는 법 알아야"

국민의힘 차기 원내사령탑 자리를 두고 김학용(4·경기 안성)·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의원이 4일 나란히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를 강조했고, 윤 의원은 지역 안배보다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고 외쳤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공식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1년 전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의 초심을 늘 가슴에 새기고, 반드시 '강한 여당'의 '이기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2시20분, 같은 장소에서 윤 의원도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제가 주연이 되기보다 우리 당 선배동료 의원들이 마음껏 의정활동을 펼쳐갈 수 있도록, 우리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힘을 내서 일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 봉사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윤재옥 의원(왼쪽)과 김학용 의원 (사진 제공=연합뉴스)

사실상 양자대결 상황에서 김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 주장했다. 김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이 관건이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고작 19석에 불과하며 솔직히 최근 분위기도 매우 좋지 않다"며 "우리 당의 험지인 경기도에서 격전을 거쳐 4번 당선된 바 있다. 원내대표를 맡는다면 그 경험을 살려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윤 의원은 경험과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 높였다. 윤 의원은 "수도권 선거, 물론 중요하지만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며 "총선 승리는 지역 안배가 아니라,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의 결과물"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아니라, 이기는 법을 아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거대 야당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장점도 강조했다. '소통력'을 쟝점으로 꼽은 김 의원은 "소통이 힘의 원천이자 승리의 관건"이라며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지방의원 등 다양한 정치 경험을 쌓았다. 현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낮은 자세로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장점으로 '협상력'을 언급했다. 윤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의 실무 협상을 책임졌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으로 성사된 특검, 윤재옥이 꼼꼼한 협상과 조율로 뒷받침해서 결국 드루킹 일당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며 "탄핵 직후 분열된 힘없는 야당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협상하고 또 협상해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공약으로 맞춤형 지원을 통한 분야별 스타플레이어 양성, 2030세대과 중도층의 지지율 상승 등을 내놨다. 윤 의원은 민심 대응형 원내 전략 수립, 입법 시스템 전면 재검토 등을 약속했다.

김 의원과 윤 의원 모두 '친윤'계로 분류되는만큼 계파 갈등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의 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받고, 7일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한다.

정치부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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