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챗GPT 차단…“개인정보 우려”

당국 “개인정보 수집 정당화할 근거 없어”
“해결책 내놓지 않으면 벌금 폭탄 맞을 것”

이탈리아 당국이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의 접속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서방 국가 최초의 조치다. 앞서 중국, 홍콩, 이란, 러시아,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이 챗GPT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안사(ANSA) 통신 등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3월31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데이터 보호청이 챗GPT가 이탈리아의 개인정보 보호 기준과 규정을 충족할 때까지 접속을 일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챗GPT는 미국의 비영리 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으로, 지난해 출시되자마자 사람과 다름없는 의사소통 기능으로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러나 대학과 일부 교육 당국은 학생들이 챗GPT를 사용해 과제를 작성하거나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자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 홍콩, 러시아, 이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챗GPT를 사용할 수 없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한 전문가들은 챗GPT가 얻는 데이터의 출처와 처리 과정이 불분명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한다. 오픈AI는 챗GPT를 어떻게 학습시켰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데이터 보호청은 “챗GPT가 알고리즘 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저장하는 행위를 정당화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챗GPT의 사용자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미성년자들에게 부적절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호청 대변인은 “챗GPT가 4월 1일부터 이탈리아 기반 사용자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오픈AI가 20일 이내에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4%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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