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우원씨가 2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서 "최대한 수사에 협조한 후 5·18민주화운동 유족 등을 만나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오전6시50분께 짙은 회색 정장에 남색 넥타이를 맨 말끔한 모습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나타나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된 전씨는 심정을 묻는 말에 "저 같은 죄인이 한국에 와서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고 민폐 끼쳐 죄송하다. 수사에 최대한 열심히 협조하고 나와서 5·18민주화운동 유족과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제 삶이 소중한 만큼 모든 사람의 삶이 소중하다. 전 살아있지만 그분들(5·18 피해자)은 여기 안 계시니까 저희는 죄가 있다"고 사과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선 사실상 인정했다. 전씨는 "(인터넷) 방송에서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전부 다 보여드렸다. 미국 병원 기록에도 마약 사용 기록이 있다"고 했다.
가족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라고 전했다. 그는 "(나를)미치광이로 몰아가거나, 진심으로 아끼거나, 한국에 가지 말라 하거나, 아예 연락이 없거나 갖가지다"고 전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마약류 투약 등 혐의를 받는 전씨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체포해 서울 마포구의 서울청 마포청사로 신병을 인치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 및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미국 현지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지난 20일 "전씨의 마약 투약 의심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현재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한국 시각)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앞서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전씨는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으로 일가가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