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꽃다운 나이에 사망… 어떻게 평정을 유지'

기념식 뒤 소회 전해… '청춘' 언급하며 안타까움 표해
尹 대통령, 정치 선언 전에도 천안함 등 안보에 큰 관심

지난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용사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먹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꽃다운 나이에 사망한 장병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겠냐"고 말한 사실이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묘비 뒤편에 새겨진 장병들의 출생과 사망일을 보면 "마음속으로 엄청 울었다"고 참모들에게도 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언론과 국민 여러분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행사를 마친 뒤 오찬에서 "묘역을 찾은 게 두 번째인데 그때마다 묘비 편의 출생일과 사망일을 보고 마음속으로 엄청 울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앞서 롤콜과 관련된 보고를 받을 때도 '전사자들이 19살, 20살 청춘이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 선언을 하기 전에도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인 전준영 씨를 만나거나 천안함 모자를 쓰고 산책을 하는 등 안보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왔다. 국가보훈처는 윤 대통령의 이같은 의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롤콜'을 기획했다고 한다. 보훈처는 한국전 참전 영웅인 고(故) 윌리엄 웨버 미 육군 예비역 대령이 지난 2015년 미국 워싱턴 D.C 시내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용사 3만6574명의 이름을 3일에 걸쳐 부른 데서 착안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장렬히 산화한 55명의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기념사에 앞서 윤 대통령은 55용사의 이름을 직접 불렀다. 윤 대통령은 "누군가를 잊지 못해 부르는 것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라며 "우리가 꿈을 향해 달리고 가족과 함께 웃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도록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자신들의 꿈이었던, 영원한 바다 사나이 쉰 다섯 분의 이름을 불러보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특히 윤 대통령은 연평해전, 대청해전, 연평도 포격전을 언급하며 "북한의 무력 도발"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에 맞서 한국형 3축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한미,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동안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기념식에서 천안함 유족으로부터 '천안함 폭침이 누구의 소행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우리 정부 입장이 변함없다"고만 답했다.

정치부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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