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미국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든든한 지지자를 얻었다. 진보 성향 정치인으로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이하 AOC) 하원의원이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AOC가 전날 자정 직전 자신의 틱톡 계정에 틱톡 퇴출에 반대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AOC가 틱톡에 게시물을 올린 것은 지난해 초 틱톡 계정을 개설한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또 지난 23일 여야 의원들이 하원 청문회에서 이구동성으로 틱톡을 비난한 직후이기도 하다. 이 영상은 게시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150만이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영상에서 AOC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양당 의원들이 마차를 말 앞에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틱톡이 국가 안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퇴출 여부를 논의하는 게 적절한 순서라는 것.
AOC는 “틱톡 금지와 같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면 대중도 그것이 왜 정당한지 알아야 한다”며 “정치권이 1억5000만명의 미국인 사용자에게서 성급하게 틱톡을 빼앗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의회는 지난 연말 처리한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예산법안에서 정부 내 기기에서 틱톡 사용 금지 조항을 포함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3일 열린 미국 하원의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틱톡 추쇼우즈 최고경영자(CEO)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틱톡 이용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보 접근 및 감시 우려를 이유로 미국에서 틱톡을 아예 금지하도록 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미 의회에서 틱톡 퇴출에 반대한 의원은 저말 보먼 하원의원 등 극소수에 불과하며, 모두 민주당 진보 진영 소속이다. 보먼 의원은 “틱톡 퇴출론은 외국인 혐오에 따른 반중국 발언”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300만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린 스타 정치인 AOC가 나선 것은 옹호론자들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AOC는 보먼 의원처럼 정치권의 틱톡 반감을 반중 정서와 연관을 짓지는 않았다. 대신 유럽이 시행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과 관리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가정 출신의 AOC는 2018년 뉴욕주 제14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서 29세의 나이로 당선, 역대 최연소 여성 하원으로 기록됐다. 이후 부유세, 국가의 일자리 보장, 대학 학자금 완전 면제, 의료보험제도 등 급진적인 정책을 주장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