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5>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오늘까지 총 5회에 걸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중 일부를 소개한다. 글자수 978자.

내가 종종 놀란 일은, 각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는데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자기 자신의 생각보다 더 중시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신이나 스승이 어떤 사람에게 나타나, 떠오른 생각이 큰 소리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을 마음에 새기지도 말고 생각지도 말라고 가르친다면, 그 사람은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자신보다 이웃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들은 인간을 사랑해서 만물을 잘 배치해 놓았으며 소수의 사람들이 가장 이롭게 사용하면서 신성을 최대한 나누어 갖고, 경건한 일과 성스러운 의식을 통하여 신성에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하지만 한 번 죽으면 이제 다시는 살지 못하고 완전히 사라진다는 이 한 가지 사실을 어떻게 소홀히 넘길 수 있겠습니까? 소홀히 했다고 치면 이것과는 별도로 신들이 인도했다는 점을 유념하십시오. 그것이 옳다면 그렇게 될 수 있어야만 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라면 자연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치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확신하십시오. 이것을 따져 묻는 것은 신에게 항변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신들이 가장 선하고 가장 올바르지 않다면 우리는 신에게 그렇게 항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들이 가장 선하고 올바르다면 우주를 배치할 때 어떤 것이 올바르지 않고 이성에 맞지 않게 소홀히 되는 것인지 관심을 가진 것입니다.

성취에 있어서 가장 절망적일 때도 익숙해지도록 연습하십시오. 연습이 부족하여 모든 일에 서툰 왼손도 고삐를 제어하는 데는 오른손보다 더 강한 법입니다. 왼손이 이 일을 익혔기 때문입니다.

껍데기를 벗기고 본바탕, 그러니까 행동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통이 무엇인지, 즐거움이 무엇인지, 죽음과 명성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은 누구인가를, 어떻게 사람은 타인에 의해서 방해받지 않는지를, 모든 것은 의견이라는 것을 숙고하십시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김동훈 옮김, 민음사, 1만3000원

편집국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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