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금융 금리 진정되나…올해 첫 한자릿수대 진입

그랜저 기준 카드사 할부 금리 6.6~9.9%
연초 11% 대비 하락…여전채 진정세 영향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급격히 올랐던 자동차할부 대출금리가 소폭 내려앉고 있다. 여신금융전문채의 금리가 안정된 영향이 서서히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롯데 등 주요 6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 범위는 6.6~9.9%(현대 그랜저, 현금구매비율 30%, 대출 기간 36개월 기준)다. 연초 11%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단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릿수대에 진입했다. 하단 금리 역시 처음으로 6%대를 보였다. 하나카드(6.6%), 우리카드(6.7%), 롯데카드(6.9%) 등 절반가량이 최저금리 6%대를 제시했다.

최근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 전체로 번지고 있는 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이 자동차금융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카드사는 잘못된 분석이라고 일축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이나 카드론 등은 주로 서민들이 대상이고 생활에 꼭 필요한 영역에서 돈을 빌린 것"이라며 "자동차는 아직 필수재는 아니고 자동차 금융 이용자도 어느 정도 구매력이 있는 편이기 때문에 당국의 압박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채권시장 금리가 진정되면서 그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카드사, 캐피탈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4.196%를 기록했다. 지난 14일에는 4.044%까지 내려가며 3%대를 넘봤다. 채권시장 경색 여파로 지난해 11월 초 6.088%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2%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이미 조달해둔 자금이 얼마나 소진되는가에 따라 여전채 금리 반영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자동차 구매 수요가 늘어나면 새로 조달한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할부 금융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캐피탈사들의 할부금융 금리는 여전히 10%를 웃돌고 있다. 메리츠캐피탈의 경우 같은 조건 기준 여전히 금리 최상단이 14.3%에 이른다. BNK캐피탈(12.7%), 롯데캐피탈(11.5%), 현대캐피탈(10%) 등도 여전히 상단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카드사와 달리 가맹점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카드사와 대출 원가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데다 두 업계의 금리 적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라며 "캐피탈사들은 자사의 상품 이용조건을 충족하는 고객들에게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차종에 따라 같은 금리를 적용하는데, 카드사에서는 같은 할부금융 상품 및 차종에서도 고객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를 다르게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제금융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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