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강서구청장, 취임후 68억 예산 절감한 비결?

경로당 특별난방비 지원, 강서형 산후조리 비용, 발달 장애인 돌봄 등에 투입

창의적 업무처리 강조로 직장 내 관행 타파

올해 ‘예산 절감 원가분석 자문회의’ 운영으로 예산 낭비 원천 차단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멀쩡한 보도블록을 연말만 되면 교체하는 등 낭비되는 예산을 꼼꼼하게 챙겨서 아이들과 어르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데 쓰겠습니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동 신년 인사회 자리에서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이 지역 내 20개 동 어디를 가든 주민들 앞에서 약속한 말이다.

주민들이 평소 느꼈던 예산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서 임기 중에 반드시 바로 잡겠다는 말에 현장에 있던 주민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울 강서구(구청장 김태우)는 올해 전체 예산 중 사회복지비 비중이 62.3%에 이른다. 그만큼 저소득 주민, 장애인,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와 돌봄이 필요한 계층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요즘같이 추운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더욱 큰 저소득층 주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해가 바뀔수록 강서구의 예산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이른바 3 高(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현상과 함께 최근 경기 침체마저 우려되면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의 살림살이는 늘 빠듯한 형편이다.

◆“진정한 예산 절감은 불필요한데 쓰지 않고 꼭 필요한 데 쓰는 것”

- 예산 불용 피하기 위한 연말 몰아 쓰기 관행 타파

- 계약 원가 심사 강화, 낙찰 차액, 창의적 업무개선 등으로 약 68억 원 규모의 예산 절감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7월 취임한 김태우 구청장은 가장 먼저 예산과 관련한 의사결정과 집행 과정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구민 혈세의 누수 요인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단돈 1원이라도 불필요한데 쓰지 않고, 필요한 사업에 쓰는 것이 진정한 예산 절감”이라는 평소 김 구청장의 생각을 취임 직후부터 실행에 옮긴 것이다.

과거 예산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였던 연말 공사, 중복 또는 과잉투자, 계약 및 공사관리 소홀, 보조금 관리 문제 등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과 문제점 파악하고 이를 과감하게 개선하는 노력을 이어왔다.

우선 해마다 연말이 되면 급하지 않지만 편성한 예산의 불용을 피하기 위해 다 쓰느라고 몰아서 교체하는 공사 관행을 없애고, 남은 예산은 내년도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재원으로 쓰이도록 지시했다.

또 김 구청장 취임 이후 계약 원가 심사를 강화하여 지난해 약 17억6000만원 예산을 절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각종 공사, 용역, 물품 구입 등 총 790여 건을 사업의 입찰이나 계약 전에 발주부서가 제시한 원가 산정의 적정성을 감사부서에서 다시 한번 검토하여 낭비 요인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이 밖에도 평소에 시대적 흐름과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직원들의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처리를 강조한 결과 작지만 의미 있는 예산 절감 사례들을 만들어 냈다.

생활폐기물 수집 대행 용역 미집행 노무비 환수(8억6000만원), 종이 대신 모바일 연하장 발송(2000만원), 연간 5만7892건에 달하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체납 고지서 대신 문자 발송(2000만원), 파손 노후보도 정비를 자체 기술로 실시 설계(3000만원)하는 등 총 16건, 12억5000여만원 예산을 아꼈다.

◆ "구 재정이 아무리 어려워도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 소홀하지 않을 것"

이렇게 아껴서 마련한 약 68억원 재원은 금년도 민선 8기 핵심 공약인 ‘아이 키우기 좋은 강서’ 와 ‘사회적 약자의 동행’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경로당 특별 난방비 지원 ▲강서형 산후조리비 지원 ▲서울형 키즈카페 조성 ▲장애인 종합사회복지관 건립 ▲발달 장애인 돌봄 지원 ▲취약계층 지원 생활민원 기동대 운영 등 민선 8기에 새롭게 추진하거나, 기존에 있었던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 지원 사업을 더욱 든든하게 보강함으로써 보다 많은 구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가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복지 수요는 날로 늘어가는 현실 속에서 김태우 구청장은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하고, 지속해서 예산을 절감하려는 노력은 공직자의 당연한 의무이자 과제”라면서 “상황에 따라서 정말 마른 수건을 짜내야 할 수도 있겠지만, 평소에 예산 낭비 요인을 지속해서 차단하고, 직원들과 함께 작은 예산이라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재정 여건이 아무리 어려워도 지역사회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는데 절대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올해 강서구는 ‘예산 절감 원가분석 자문회의‘를 새롭게 꾸려 회계 및 기술 분야에 현장실무 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등 예산 절감 상승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지자체팀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