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퇴논란 2라운드…韓총리 '대출탕감 동의 못해'VS'이게 포퓰리즘이냐'

羅 부위원장, 저출산대책 韓 총리에 보고
한총리 "정책 효과 동의하기 어렵다"
나경원, 정부 반대에도 왜 공개 강행?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김영원 기자]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출산시 대출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정부의 반대에도 공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대통령실과 국무총리,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나 부위원장이 지난 5월 언급한 헝가리식 출산 장려 정책은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등에 보고됐지만, 예산 조달 방법과 예산 추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가 반대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나 부위원장의 저출산 대책과 관련 “나 부위원장께서 저한테 그런 안을 보고하러 가져 오셨다가 다시 가져가셨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각종 주택 대책 등을 언급하며 “(나 부위원장 주장대로) 2억원이라는 돈을 주고 출산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는 안은 효과 면에서나 (정책이) 중복되는 면에서나 좀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저출산 대책과 관련 대통령실이 반발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감을 표시한데 대해 "국무총리실이 국정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강행한 것은 행정부의 일원임을 망각한 것"고 맹비난했다. 특히 "수십조 천문학적 재정이 투입되는 저출산 정책"이라며 "예산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마저도 예산 조달 방법과 예산 추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점을 들어 극구 반대한 개인 의견을 발표해 국민들께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고 질타했다.

당시 나 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 않지만,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면서 "재정 투입 부담도 크지만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문제"라고 적었다. 이후 나 의원은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십자포화를 맞고 전날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하루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한 나 부위원장은 자신의 저출산 대책이 "포퓰리즘이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동작구 신년인사회에서 "결혼하면 초저리 장기대출을 해주고 아이를 낳으면 이자, 원금 일부를 탕감하는 구상을 했는데 이걸 가지고 포퓰리즘이라고 한다"면서 "나경원은 포퓰리즘이겠나"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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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저출산 대응으로 생각한) 여러 구상 중 하나는 많은 분들이 주택 문제로 제일 힘들다고 하셔서 헝가리의 비슷한 제도"라며 "예전에 홍준표 시장이 전당대회에 나와서 말했던 제도"라고 부연했다.

나 부위원장은 단상에서 내려오기 전 구호로도 저출산 관련 문구를 제안했다. 그는 "새해에는 아이들 울음소리를 많이 듣자는 뜻에서 제가 2023년 하면 ‘응애’라고 해 달라"고 외쳤고, 자리에 참석한 구민들은 "나경원 화이팅!"을 외치며 환호했다.

나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의)사표 수리 여부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고, 어떤 자리에도 연연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3·8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미래에 좋은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그는 신년 인사 시작부터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이 지금 필요한 노동, 연금, 교육개혁을 반드시 해내서 대한민국이 미래로 갈 디딤돌을 만든다고 했다"며 "우리 동작구에서도 윤석열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해달라"고 말했다. "외교, 안보, 경제가 다 어려운 시기에 온 국민이 힘 합쳐 윤 정부를 든든히 뒷받침할 시기"라고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인 이른바 '윤심(尹心)'은 거스르지 않으면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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