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중점 운용기조…경기·금융·외환시장 종합해 최종금리 결정'

내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22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한국은행이 23일 "내년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상회하는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 기조를 지속하겠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다만 최종 기준금리 수준과 유지기간은 국내외 경기 둔화폭, 주요국 통화정책 등 불확실성이 높아 물가 흐름과 함께 경기, 금융·외환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 "목표수준(2%)을 크게 상회하는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기조를 지속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해 나갈 수 있도록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기조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내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중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외 경기 둔화폭, 주요국 통화정책, 환율과 국제유가 움직임, 누증된 비용 상승압력의 전가 정도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경제주체들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경제전망, 향후 정책방향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한다. 한은은 "의결문 개선,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내용 등을 통해 정책결정 배경, 향후 정책방향 등을 보다 충실하게 설명할 것"이라며 "주요국 포워드 가이던스의 효과 등을 분석하고 중장기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통화신용정책이 원활하게 파급될 수 있도록 공개시장운영의 유효성 제고 노력도 지속한다. 통화안정증권 중도환매 대상증권 확대(1·2년물→1·2·3년물), 증권대차 담보증권 확대 등 공개시장운영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높아진 금리수준과 부채부담 하에서 통화정책 파급효과, 물가 동학 변화 가능성 등에 대한 연구·분석을 강화한다.

경기둔화·금리상승·부동산 부진 등 잠재위험에 각별히 유의

한은은 경기 둔화, 국내외 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부진 등 대내외 여건 변화로 잠재위험 요인이 현재화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금융시장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리스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신용 리스크 증대 등을 다각도로 점검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가계부채 구조개선과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건전성 관리 방안 등도 모색한다.

외환시장의 변동성 재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만기도래 통화스와프 연장을 추진하고,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금융협력도 추진한다. 아울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기술적·제도적 이슈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고 대내외 협력을 강화한다. 빅테크 등 새로운 지급서비스제공자에 대한 효과적인 감시체계를 마련하는 등 지급결제제도 안전성 확보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한은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세가 크게 약화되겠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되겠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주요국 통화긴축 감속, 중국의 방역정책 완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부진이 점화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취업자수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 근원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을 각각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높은 변동성이 상당기간 이어지고, 부동산 경기 둔화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관련 자금시장 불안이 재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은은 "금융시스템은 안정성을 유지하겠지만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는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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