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눈까지 배달…우크라 대사관 '택배 테러' 배후는?

우크라 재외 공관에 폭발 장치·동물 눈 등 담긴 우편 배달
보안 강화 지시한 외무부 장관…배후로 러시아 의심

사진은 기사 내용 중 특정한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유럽 곳곳에서 우크라이나 재외 공관을 겨냥한 택배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폭발 장치가 설치된 편지부터 동물의 눈이 담긴 우편물까지 배달됐다. 우크라이나는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최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앞으로 화약과 이를 태울 수 있는 전기 점화 장치 등이 동봉된 편지가 배달됐다. 지난달 말 스페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배달된 편지에 들어있던 폭발 장치와 유사한 형태였다. 당시 대사관 직원 한 명이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려다 폭발이 발생해 손가락을 다친 바 있다.

같은 날 스페인 북동부 사라고사에 있는 군수업체 인스탈라자 본사와 마드리드 외곽의 유럽연합(EU) 위성 센터 등에도 의심스러운 우편이 전달됐지만, 보안팀과 경찰이 처리하면서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우편물은 모두 스페인 국내에서 발송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인 만큼 섣불리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스페인 보안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의문의 우편은 유럽 다른 국가에서도 포착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헝가리·네덜란드·폴란드·크로아티아·이탈리아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나폴리(이탈리아)·크라코프(폴란드) 총영사관 등에 동물 눈이 담긴 소포가 배달됐다. 내용물은 독특한 색과 향을 가진 액체에 담겨 있었다. 체코 브루노 영사관에 전달된 소포에는 동물 조직이 들어 있었고, 바티칸 대사관저 입구가 훼손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모든 재외 공관에 대한 보안 강화를 지시하고 나섰다.

또 사건의 배후로는 러시아를 의심하는 모양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국제 사회 전반에 걸쳐 외교적 공포가 형성되자 러시아가 이런 식으로 반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범인은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이러한 협박 작전이 우크라이나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며 러시아 침공에 맞서려는 우크라이나를 막을 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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