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란기자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관광객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준란 기자] 일본인들이 올 연말 가장 가고 싶어하는 해외 여행지로 서울이 1위에 올랐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를 제치고 11년 만에 '연말 최고 여행지'가 된 것이다. 부산도 4위에 오르는 등 한국이 일본인의 최고 인기 여행지로 부상했다.
일본의 대형 여행사 HIS가 27일 발표한 '연말연시 인기 해외 여행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이 2011년 이후 11년 만에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4위였던 서울은 하와이를 제치고 1년 만에 세 계단이나 올랐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하와이 호놀룰루는 2위로 밀려났다. 태국 방콕은 3위를 유지했다. 작년 조사에서 순위권 밖이었던 부산은 4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미국 괌, 싱가포르, 대만 타이베이, 필리핀 마닐라, 프랑스 파리, 베트남 호치민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최근 일본에서는 항공권 유류세가 급등하고 엔화 가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인 하와이와 유럽의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 등 단거리 여행지의 인기가 높아졌다. 호놀룰루와 파리를 제외하면 10위권 가운데 8곳이 아시아 지역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특히 한국이 인기가 높은 이유에 대해 HIS는 "올해 8월 이후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면서 발 빠르게 규제를 완화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세계 140여개국이 입국 요건을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되돌렸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이 가장 먼저 규제를 완화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지난 8월에 일본·대만·마카오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이후 10월 31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들에 비해 이들 나라의 관광객이 크게 증가했다.
또 지난달부터 일본이 외국인 입국 규제를 해제함에 따라 한·일 간 항공 노선이 증편된 것도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 드라마와 K팝의 인기 등 한류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의 70%가 여성이었고, 이 가운데 40%가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젊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HIS는 단거리 여행지의 인기가 높은 추세를 반영해 내년에도 한국과 대만에 일본인 여행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인기 해외 여행지 순위는 다음 달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출발이 예약된 HIS 여행상품과 항공권 예매 현황을 근거로 집계됐다.
김준란 기자 loveways12@naver.com<ⓒ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