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간부는 '청렴' 주민은 '절약'…'맨밥에 된장 찍어먹어도 혁명'

제재 장기화 속 경제난 심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간부들을 대상으로 청렴결백을 주문하며 직계가족과 친지까지 제대로 단속하라고 다그치는 한편 주민들을 향해서는 절약의 생활화를 촉구했다. 이는 대북 제재의 장기화와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역대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인간의 고상한 품성-청렴결백성' 제하의 기사에서 "맨밥에 된장을 찍어먹어도 당의 신임 속에 혁명을 하면 그만이라는 투철한 신념을 지니고 양심에 거리낌 없이 사업과 생활을 청렴결백하게 해나가야 한다"며 "혁명하는 사람들이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지면 집단과 동지도, 의리와 양심도 다 저버리게 되며 나중에는 몇푼의 돈을 위하여 혁명을 배신하는 무서운 죄악까지 저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전, 특혜를 바라는 사람은 공짜를 좋아하고 허례허식과 방탕한 생활에 물젖어 안일과 향락밖에 모르게 된다"며 "특전, 특혜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것이 바로 우리 혁명 사업에 해독적 후과(결과)를 미치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라고 질타했다.

특히 신문은 "일군(간부)들은 자신부터가 청렴결백할뿐 아니라 가정 혁명화를 잘하여 안해(아내)와 자식, 형제들도 양심적으로, 순결하게 생활하도록 교양사업을 착실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권한이 있는 고위직은 물론 이들의 가족까지 주민들에게 뇌물을 받고 수탈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뇌물감시 민간기구인 '트레이스 인터내셔널'은 최근 '2022 뇌물위험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부패 수준이 최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북한은 일반 주민들을 향해 '절약의 생활화'를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오늘의 시대에 내세워야 할 본보기' 제하의 기사에서 "원수들의 비열하고 악랄한 책동이 가증되는 오늘의 엄혹한 현실에서 모든 것을 극력 절약하려는 자각이 없이 되는대로 낭비하는 그릇된 현상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범죄 행위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또 "강물도 쓰면 준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증산 투쟁을 힘있게 벌려도 절약이 없이는 축적을 할 수 없으며, 축적을 늘이지 않고서는 모든 것이 부족한 현실적 조건을 극복하고 나라의 경제력을 확대 발전시킬 수 없다"며 "한 와트(W)의 전기, 한방울의 물, 한 그램(g)의 석탄, 한알의 쌀이라도 절약"하라고 주문했다.

북한이 간부들에게 청렴을, 주민들에게 절약을 요구하는 건 장기화된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사태, 가뭄과 수해를 비롯한 자연재해 속 심화된 경제난을 극복해보려는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공개한 '2021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는 31조4100억원으로 전년(2020년)보다 0.1% 줄었다. 2020년(-4.5%)보다는 낙폭이 축소됐지만 2년째 역성장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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