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고 비상]반도체 내년 0%대 성장…재고에 골머리

삼성 재고자산 첫 50兆 넘어…SK하이닉스도 33% 증가
반도체 7월 재고 12.3% 증가로 재고율 95.7%
D램 고정거래가격 4Q 전망 2.50달러로 하락

글로벌 경기침체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쌓이는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 팔리는 물건이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한국 핵심 수출 상품인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 0%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기업의 수익성 타격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치명적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총액은 52조92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조778억원(26%)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5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만 30.7% 늘었다. SK하이닉스의 같은 기간 재고자산 총액은 총 11조878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3.2% 늘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 심리 악화로 국내 기업의 반도체 재고가 늘었고,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74%, SK하이닉스는 97%에 달한다.

실제 반도체 산업의 하강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7월 반도체 생산(계절 조정 기준)은 전월 대비 3.4% 감소했다. 반도체 산업 가동률 지표도 4월 고점(139.4)과 비교해 14.3% 하락한 119.5에 그쳤다. 이같은 영향으로 7월 반도체 출하는 전년 동월 대비 26.1% 감소했다. 반면 재고는 12.3% 급증하면서 재고율 역시 전월 63.0%에서 95.7%로 급증했다.

가격 전망도 연일 하락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D램 고정거래가격은 1분기 3.41달러에서 2분기 3.37달러로 감소했다. 3분기는 2.88달러, 4분기는 2.50달러로 추가 하락까지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하락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메모리카드와 USB용 128Gb 낸드플래시 8월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67% 하락한 4.42달러를 기록했다. 6월 이후 3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업 활동과는 상관없이 거시 경제 자체가 안 좋아지면서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며 "시장이 언제 좋아질 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국내 반도체 업계엔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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