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전세계에서 누적 5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2번째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됐다. 지난 6월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약 2개월 만으로, 1일 본인이 보건소로 직접 문의해 검사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에서 확인된 확진 사례 모두 방역당국이 지정한 원숭이두창 빈발 5개국(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을 방문했다.
국내 확진자는 이로써 누적 2명이 됐지만, 2개월 사이 세계 확진자 수는 급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원숭이두창 발생 현황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기준 원숭이두창은 비풍토병 93개국에서 누적 5만2516건 발생했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6월 말께 40개국 2600여명에서 약 20배 증가한 것이다.
그동안 풍토병 지역에서만 사망자가 보고됐지만, 이를 벗어난 지역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사망했고, 당국은 사망 원인이 원숭이두창인지 확인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해 7월 스페인에서 2명, 이달 1일 벨기에에서 1명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사망이 보고됐다.
7월23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에 대해 긴급 회의를 열고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6월 같은 회의에서 PHEIC 선언을 하지 않기로 한 지 한 달 만에 결정을 바꾼 것이다. 지난달 4일에는 미국도 원숭이두창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원숭이두창 누적 확진자가 1만985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2~6위는 스페인, 브라질, 프랑스, 독일, 영국 순으로 유럽 국가가 많다.
누적 확진자는 크게 늘었지만 최근 증가세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지난달 15~21일 전세계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는 5900여건으로 전주보다 21% 감소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여러 국가에서 감염자 수 증가하고 있지만 캐나다에서 하향하는 추세는 고무적이다"라며 "(원숭이두창은) 올바른 조치가 있으면 멈출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공중보건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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