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서율기자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청약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수도권 내 단지들의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지방부터 시작된 ‘미분양 공포’가 이제는 안성, 이천, 평택 등 경기 외곽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해당지역 일반공급 접수를 마친 경기 안성시 공도읍 ‘라포르테 공도’의 1순위 청약 접수에 17가구만이 접수했다. 일반공급으로 나온 가구수는 980가구다. 2순위 해당·기타지역 청약접수가 남았지만 눈에 띄게 저조한 성적이다.
올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안성시의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청약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안성시의 1~7월 아파트 매수 거래는 총 3357건이었지만 올해 1541건으로 대폭 줄었다. 3월 1,2순위 일반공급 청약접수를 마감한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 역시 356가구 미달, 지난해 12월 말 일반공급된 ‘안성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 역시 580가구가 미달됐다.
안성시를 비롯해 이천, 평택 등 경기 외곽 지역은 상황이 비슷하다. 올해 1월~7월 평택시(3494건)와 이천시(1243건)의 매매 건수는 전년대비 각각 59.49%, 49.90% 감소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 세 지역의 올해 1, 2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평택(2.72대 1), 이천(2.72대 1), 안성(0.58대 1)로 상당히 저조하다. 전반적으로 청약 경쟁률이 전년보다 낮아졌지만 같은 기간 서울과 비교적 인접한 시흥시(21.27대 1), 부천시(12.01대 1), 안양시(16.11대 1)과 비교하면 더 낮은 수치다.
실제로 평택에서도 이달 분양됐던 현덕면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BL)’과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BL)’는 각각 445가구, 601가구 미달됐다. 4월 일반공급됐던 이천시 백사면 ‘이천 백사지구 1BL 신안실크밸리’ 역시 전용면적 84㎡ 미만 아파트를 중심으로 당시 247가구가 미분양됐다. 다만 해당 단지는 이후에도 계속 분양을 이어가 6월 중순 미분양 물량까지 모든 분양을 완료했다.
금리인상 발 청약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금융혜택까지 내걸었지만 청약 수요자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공도 라포르테’와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BL)‘ 등은 계약시 주택형에 관계없이 각각 1000만원, 2000만원만 먼저 계약금으로 내고, 30일 이내 나머지 계약금을 낼 수 있도록 공고했다. 중도금 대출도 무이자 조건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전체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다보니 서울에서 먼 경기 외곽부터 가격이 빠지면서 청약의 인기도 함께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