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 천국] 그놈들 막자...피서지 또 다른 전쟁

지자체·지역 경찰 '몰래 카메라 주의보'
몰카 탐지기, 불법 촬영 예방 활동 전개

한 지자체에서 여름휴가를 맞아 불법촬영 범죄예방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오규민 기자] 지난해 8월 부산의 한 해수욕장 일대에서 모르는 여성을 몰래 촬영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한 여성을 몰래 수차례 촬영하다 이를 목격한 시민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체포 당시 강아지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변명했으나, 경찰이 이 남성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불법 촬영한 사진들이 다수 발견됐다.

같은 달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인천지역 50대 현직 공무원이 붙잡히기도 했다.피서지에서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고 무더운 날씨로 여성들의 가벼운 옷차림과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야외활동으로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마련이다.

휴가시즌을 맞아 주요 피서지에는 ‘몰래카메라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미 주요 관광지의 지자체와 경찰은 몰카와의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강원도 강릉시는 지난 8일 개장한 경포해수욕장 중앙통로 여자화장실에 24시간 몰래카메라 탐지 설비를 설치했다. 탐지시스템은 상시형 열감지 방식으로, 육안으로 식별하기 힘든 초소형 카메라까지 탐지할 수 있다. 24시간 365일 무인은 물론 원격으로까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인천 중구도 해수욕장 화장실에 상시형 몰카 탐지시스템을 설치하고 불법 촬영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경북 영천시도 특별 점검반을 가동해 카메라 렌즈를 식별하는 광학장비와 무선 카메라를 적발할 수 있는 전파 탐지 장비를 이용,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별빛테마마을, 보현산댐 짚와이어의 여자화장실과 샤워실 등 불법 촬영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소를 순차적으로 점검했다.

지역 경찰도 불법촬영 예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관광지, 캠핑장 등 취약장소 공중화장실 중심으로 한 달간 불법카메라 설치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도비 6300만원 확보, 탐지장비를 구입해 경찰관 대상 작동요령 교육도 완료한 상황이다. 부산경찰청은 여름철을 맞아 8월31일까지 해수욕장 성범죄 집중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자체와 함께 불법촬영 합동점검 순찰대(15개서)를 운영해 해수욕장 주변 공중화장실·탈의실·샤워실과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불법카메라 설치 여부 점검활동도 펼친다. 서울 서초경찰서도 서초구청, 서초소방서와 함께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백화점, 지하상가에 대해 성범죄 예방을 위한 화장실 불법촬영 점검 등 합동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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