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박진형기자
5일 오후 1시 광주광역시 북구 망월공원묘지에서 이한열 열사의 35번째 추모식이 엄수됐다. 누나 이숙례(왼쪽), 이훈열씨도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5일 오후 1시 광주광역시 북구 망월공원묘지에서 이한열 열사의 35번째 추모식이 엄수됐다.
올해 초 별세한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빈자리 속에 치러지는 첫 의식이다.
추모식은 연세대학교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광주전남추모연대가 주관했다.
이 자리에는 이 열사의 누나 이숙례씨, 동생 이훈열씨를 비롯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이인숙 연세민주동문회장 등 각계각층 인사가 참석해 이 열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렸다.
추모제는 이 열사의 고등학교 선배인 정찬경씨의 사전공연을 시작으로 한동건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인사말, 우상호·강기정·이숙례씨의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 열사와 연세대학교 동문인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경찰을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만들어 장악하면서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며 "바로 35년 전 이 열사와 같이 평범한 학생이 숨질 수밖에 없던 구조로 돌아가는 거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또 "국회가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비대위원장으로서 민주유공자법 통과를 위해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며 "여야 교섭을 시도하고 지역 국회의원 도움을 받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5월을 다시 부활시키고 민주주의를 더욱더 키워 온 열사들과 가족, 그리고 민주주의에 함께해 온 분에게 큰 절을 올리 준비를 하겠다"며 "모든 분들에게 광주시장으로서 고개 숙여 감사 인사드린다"고 했다.
누나 이숙례씨는 "아들을 찾으며 가슴 찢어지게 울부짖던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나 듣고 싶다"며 "어느 해부터 늘 뵙던 열사 부모님들이 보이지 않고 자식 곁으로 떠나가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열사는 1987년 6월9일 연세대 앞에서 열린 반독재 시위에 참여했다가 전경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민주화 투쟁 현장에서 산화한 것을 계기로 6월 항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참석자들은 추모사, 추모공연 등 식순이 끝난 후 이 열사의 묘지에 헌화하고 묵념을 이어갔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