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탈리아 총리와 통화 '대러제재 해제시 식량위기 해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의 통화에서 서방국가들이 대러제재를 해제하면 식량위기를 유발하고 있는 흑해항구의 봉쇄를 풀 수 있다고 압박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드라기 총리간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크렘린궁은 "이탈리아측의 요청으로 두 정상간 통화가 이뤄졌으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식량문제 등이 논의됐다"며 "푸틴 대통령은 농산물 공급 차질 문제와 관련한 대러 비난이 근거 없음을 지적하면서 현재의 문제는 생산과 운송 업무 차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서방 국가들이 취한 금융정책 등과 연관돼 있음에 주의를 환기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간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대러제재를 해제하면, 러시아는 곡물과 비료수출을 통해 식량위기를 극복할 기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도 흑해 항구에 민간선박 출입이 가능한 인도주의적 통로 개설을 준비했다며 서방국가들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측에 평화협상안을 제안한데 이어 유럽연합(EU)과 유엔에도 해당 안을 제출하는 등 평화중재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푸틴 대통령이 식량문제를 대러제재 해제와 맞교환할 자원무기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다수 EU 회원국들은 여전히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러시아가 표면적으로는 평화협상을 준비하면서 계속해서 전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는 이날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푸틴은 전략적 목표달성에 이미 모두 실패했다"며 "그가 승리하도록 내버려둬선 안되고 절대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경발언을 했다.

러시아군의 돈바스 공세도 심화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돈바스 전선에서 교전이 가장 격렬한 국면에 진입했다"며 "주요 전선에 놓인 도시들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돈바스 40여개 지역에 걸쳐 대규모 집중공세에 나서면서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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