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의 직접 대결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만약에 회원국을 공격할 경우, 나토 방위조약에 따른 확실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미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예산소위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나토의 정면 충돌은 푸틴의 계산에 없을 것"이라며 "나토는 190만 대군과 가장 진보된 군사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래서 푸틴은 나토와 싸움은 원치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다만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면 나토조약 5조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나토차원에서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며 "만약 나토 회원국을 공격한다면 이는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이 언급한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이 제3국의 공격을 받게됐을 때, 모든 회원국이 자동으로 군사개입해 공동방어하는 방위조항이다.
앞서 지난 2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3차대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위협 발언에 대해 정면 대응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극초음속미사일인 킨잘을 사용하고, 나토와 접경지대에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크라이나에 이어 나토 회원국으로의 확전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오스틴 장관과 함께 참석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판도를 바꿀만한 무기가 못 된다"며 평가절하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약 12발 이상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측은 우크라이나가 아닌 지역으로 확전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에서 전쟁이 날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전적으로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9일 전승절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에서 예상됐던 전면전 선포나 확전 가능성 시사없이 전쟁 명분만 강조하는 발언을 남겨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 교착상태가 심화되고 러시아군의 피해규모도 커지면서 개전 초보다 서방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발언 수위가 다소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