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어린이었던 어른들에게…'잼민이 싫어요' 불쾌감 호소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어린이 10명 중 7명이 온라인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잼민이'라는 표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351명(70.2%)이 잼민이라는 단어가 어린이를 낮춰 부르거나 비하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잼민이는 주로 온라인상에서 초등학생부터 넓게는 중학교 저학년까지를 부르는 말로 사용된다.

이 외에도 어린이를 빗댄 표현 중 비하의 의미가 담겼다고 생각하는 용어로 각 분야 초보자를 어린이에 빗댄 신조어인 '~린이'라는 표현과 '급식충', '초딩' 등이 언급됐다.

이런 단어가 사용되는 현상에 대해선 35.8%가 '어린이 중 유독 철이 없고 막말하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용어를 쓰는 어른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로는 '어린이를 존중해주세요'(25.6%, 중복 응답)가 뽑혔다. 이어 '어린이도 똑같은 사람입니다'(23.8%), '어른들도 한때는 어린이였습니다'(23.0%)가 뒤를 이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조사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을 미숙한 존재로 낮춰 보는 시선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사회가 미숙한 사람을 빗대어 표현하는 단어 속에 아이들에게 가하는 언어폭력의 소지는 없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공기관 공문서 등에 '~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홍보·교육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 표현이 아동을 비하하고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게는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같은 표현이 쓰이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하는 등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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