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논란에도 굳건히 버텼던 김 후보자는 '방석집 논문 심사' 의혹까지 추가로 터지자 청문회를 사흘 앞두고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3일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혜 등 특혜 의혹 등에 적극 해명해왔으나 논문 표절 의혹과 논문 심사과정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자 결국 사퇴 결정을 내렸다.
제자인 이 모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수였던 김 후보자가 승낙해 일명 '방석집'이라고 불리는 고급 음식점에서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씨는 자서전에서 논문이 통과된 후 '마담과 아가씨들도 선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새벽 3시까지 축하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이 모씨의 논문을 표절해 학회지에 발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씨는 1999년 2월 한국외대 행정대학원에 '지역기술혁신 참여기관들의 네트워크와 역할에 관한 연구 - 인천 미디어밸리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이름의 박사 논문을 제출했다.
김 후보자는 2000년 6월 정책학회보에 논문을 실었는데, 이 논문이 A씨의 것과 내용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김 후보자의 아들은 2016년 1∼2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연구 보조원으로 근무했다. 당시 입법조사처장은 김씨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될 당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교수였다.
김 후보자 본인과 자녀, 부인까지 가족 모두가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일었다. 한국외대 총장과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시절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를 하고 교비를 횡령한 의혹도 받았다.
이밖에 총장 재임 시절 총학생회와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막말을 하고 대기업 사외이사 겸직 건에 대해 셀프 허가를 냈다는 의혹을 받아 사퇴론이 일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