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국산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 허가 신청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합성항원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GBP510)'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국내 승인 절차에 돌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식약처 역시 이에 따라 해당 품목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GBP510의 정식 제품명은 ‘스카이코비원(SKYCovione)멀티주'로 정해졌다. 회사 측은 "대한민국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으로서 글로벌 백신 시장을 선도하는 유일한(one) 백신이 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주축으로 글로벌 기구 및 기업들이 협력해 개발된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다. 초기 개발 단계부터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BMGF)과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으로부터 개발비 지원을 받았고,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 개발했다. 또 면역반응 강화 및 높은 수준의 중화항체 유도를 위해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 'AS03'이 적용됐다.

지난 8월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임상 3상을 위한 피험자 투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및 해외 5개국에서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대조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비 스카이코비원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 측면의 우위성을 입증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 2회 접종 시 코로나19 감염성을 중화해 예방효과를 유도하는 중화항체가 대조백신 대비 2.93배 높게 형성돼 월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가 4배 이상 상승한 비율을 뜻하는 ‘항체전환율’ 또한 98%로 대조백신의 87%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군에서 스카이코비원 접종군의 항체전환율이 95%를 넘으며 대조백신의 79% 대비 대비 큰 차이를 보여 스카이코비원이 엔데믹(주기적 유행) 상황에서 고령층의 안전을 지키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것이란 설명이다.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성 면역반응 역시 대조백신 대비 동등 이상의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스카이코비원은 대조백신 대비 유사한 수준의 이상반응률을 나타냈다. 임상시험 기간동안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 합성항원 방식의 스카이코비원이 기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접종을 거부해 온 이들에게 새로운 백신 선택권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유통·보관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기존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초저온 보관을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스카이코비원은 영상 2~8도의 냉장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고가의 초저온 설비를 갖추지 못해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저개발국 등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스카이코비원의 품목허가는 긴급사용승인이 아닌 정식 품목허가를 위한 신속승인 절차로 진행된다. 식약처는 기존의 코로나19 백신과 같이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의 3중 자문을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제출자료가 적합할 경우 이르면 6월 중 허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실제 접종을 위한 제반 절차 등을 감안하면 실제 상용화는 하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질병관리청과 스카이코비원 1000만회분을 공급하는 2000억원 규모의 국내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스카이코비원은 국내 허가 획득 후에는 세계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 등재(EUL), 유럽 등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연구실을 둘러보고 있다.[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로저 코너 GSK 글로벌 백신사업부 대표는 “반복적인 변이의 등장으로 코로나19 엔데믹이 예측됨에 따라 유통이 용이한 백신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스카이코비원은 우수한 면역원성 및 안전성이 확보되었을 뿐만 아니라 상온 유통도 가능해 엔데믹 시대의 방역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도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엔데믹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를 위한 마지막 단계에 도달해 감회가 새롭다”며 “글로벌 기구 및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세계에서 경쟁하는 혁신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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