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흑인 여성 우주정거장 승무원 탄생…달 착륙도 성공할까?[과학을읽다]

미 항공우주국, 제시카 왓킨스 등 4명 우주인 탑승 크루드래곤 발사
흑인 여성 중 5번째 우주인, ISS 입성은 사상 처음
왓킨스, 아르테미스 계획 우주인 후보 중 1명
달 착륙 인류 첫 여성-유색인종될 수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승무원으로 근무를 시작한다.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는 27일 오전 3시52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발사된 스페이스X사의 크루드래곤 우주선을 타고 흑인 여성인 제시카 왓킨스를 비롯한 우주비행사 4명이 ISS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약 6개월간 ISS에서 근무한다.

특히 왓킨스는 ISS에 탑승한 승무원 중 첫 번째 흑인 여성이 됐다. 흑인 여성 우주비행사는 왓킨스 이전에도 4명이 있었다. 나사 소속의 매 제미슨이 흑인 여성으로선 1992년 사상 처음으로 우주 비행에 참여했다. 이후 스테파니 윌슨, 조안 히긴보담 등과 민간인 시안 프록터 등이 흑인 여성 우주비행사가 됐지만 ISS가 생기기 전 또는 일반 우주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다. 현재 나사가 육성 중인 우주비행사들 중에도 2명의 흑인 여성이 있긴 하지만 아직 우주 비행을 실제로 겪어보진 못한 상태다. 그동안 ISS에 탑승했던 승무원들은 총 250명 가량이며, 이중 흑인은 10명이 채 되지 못한다.

왓킨스는 스탠퍼드대에서 지질학과 환경과학을 전공한 후 캘리포니아대에서 지질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2017년 나사의 우주비행사 프로그램에 선발됐다. 우주정거장에 체류하는 동안에는 지구 및 우주 관측, 생물학, 장기간 우주 체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의학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왓킨스는 또 2025년 이후 실행될 인류 두 번째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의 우주인 후보 중 한 명이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만약 왓킨스가 아르테미스 계획의 달 착륙 우주인이 된다면 그녀는 사상 처음으로 달에 간 여성인 동시에 유색인종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된다. 나사는 아폴로 계획으로 1969년부터 1972년까지 6차례의 달 유인 착륙을 실시했지만 여기에 참가한 12명의 우주인은 모두 백인 남성으로만 구성됐었다. 왓킨스는 올해 초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달 표면에서 찍은 많은 사진과 아폴로계획에서 수집된 표본들까지 연구했다"면서 "직접 달 표면에 가서 현장을 둘러 보고 조사할 수 있는 지질학자가 될 수 있다면 꿈만 같은 일"이라고 기대를 표명한 바 있다.

나사는 2020년 12월 총 18명의 아르테미스 계획 달 착륙 우주인 후보군을 선발해 훈련 중이다. 남녀 1명씩 총 2명만 최종 선정된다. 남성 9명, 여성 9명에 다양한 인종 출신들이 섞여 있다. 이중 한국계 미국인인 조니 킴씨도 포함됐다. 킴씨는 1984년 충남 서산 출생의 이민가정 출신으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씰에서 복무하며 100회 전투 기록을 세워 은성무공훈장을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한 후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중 2017년 나사의 우주비행사에 선발됐다.

한편 나사는 지난 15일 바이든 행정부의 인종 평등 정책에 따라 '형평성 행동 계획(equity action plan)'을 발표한 바 있다. 각종 조달과 기부ㆍ자선 프로그램과 임무 수행 과정에서 소수 인종에 대한 배려를 더 넓히겠다는 게 뼈대다. 이같은 계획이 남녀 1명씩만 선발되는 아르테미스 계획 달 착륙 우주인 선정 결과에 어떻게 반영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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