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30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탑승장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권리예산 및 관련법 개정 요구에 대한 인수위 답변 촉구 삭발 투쟁 결의식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서울 지하철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주최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2호선 시위도 진행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30일 서울 경복궁역에서 진행된 삭발 투쟁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준석 당대표가 공식으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2, 5호선 골고루 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전장연이) 2호선을 타는 이유는 오로지 이 대표가 '2호선을 타지 않는다'고 짚은 이유의 문제점으로 발생했다"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의 발언은 앞서 이 대표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을 겨냥한 것이다. 이날 이 대표는 "(전장연이) 불편을 주고자 하는 대상은 4호선 노원, 도봉, 강북, 성북 주민과 3호선 고양, 은평, 서대문 등 서민주거지역"이라며 "순환선 2호선은 후폭풍이 두려워서 못 건드린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3, 4호선을 타는 이유는 경복궁역이 3호선이고 인수위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라며 "4호선은 전(前) 전장연 대표가 리프트를 타다가 중상을 입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삭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어 "그래서 우리는 혜화역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4호선을 타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소설을 쓰듯 편집한 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경복궁역에서 기존의 승하차 시위 대신 '릴레이 삭발투쟁 결의식'을 진행했다.
전장연 측은 "어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동에 대해 국민들이 충분히 취지를 알고 있으니 멈춰달라'는 요구를 공식적으로 했다"며 "이에 '오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는 멈추고 삭발투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수위는 오는 4월20일까지 전장연이 제출한 장애인 권리예산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줄 것을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써 전장연에 사과할 의사가 없을 확실히 했다. 그는 "사과할 일 없고, 2호선은 타지 마십시오. 전장연을 생각해서 경고한다"라며 "전장연이라는 단체의 논리구조가 이렇다. '이준석이 사과를 안해? 그러면 2호선을 타서 몇만명을 괴롭히겠어, 그리고 네 탓 할 거야. 사과 안 할래?'"라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