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 노출 따른 '초과 사망', 10년새 2배 증가

질병관리청 '제1차 기후 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
장감염 질환도 10년새 1.7배 증가
모기 매개·진드기 매개 감염병도 추가 분석 필요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 대기 중 오존농도가 상승하면서 최근 10년간 오존 노출에 따른 '초과 사망'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발표한 '제1차 기후 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 오존농도 상승으로 인해 초과 사망은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약 2.3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초과 사망은 통상 일어난다고 기대되는 사망을 뛰어 넘어서 사망이 일어났을 경우를 뜻한다.

이번 보고서는 기온, 대기질, 감염병 3개 영역에서 응급실 감시체계, 건강보험 자료 등을 분석해 최근 10년간 건강상 영향을 평가한 자료다. 질병청이 기후변화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서로 낸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대기 중 연평균 오존농도는 2010년 35.8ppb에서 2019년 45.0ppb로 증가했다. 대기 중 오존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점막, 피부, 각막 등이 자극받는다. 이에 따라 가슴통증, 기침, 호흡곤란,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의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폭염과 한파 등 기온도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10년간(2011~2020년) 평균 폭염일수가 가장 많았던 2018년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자, 입원환자,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2018년의 폭염일수는 31일로 최근 10년 평균 14일의 2배가 넘었다. 당시 응급실에서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526명으로 10년 평균 1537명의 약 3배에 달했다. 온열질환 입원환자는 4035명으로 평균 1487명의 2.7배, 온열질환 사망자는 170명으로 평균 61명의 2.8배였다. 폭염 피해는 65세 고령층과 남성이 많이 입었다. 온열질환 입원자의 38%, 사망자의 68.5%가 65세 이상이었고, 입원자의 61.2%, 사망자의 61.9%는 남성이었다.

2018년에는 한랭질환자도 많았다. 2018년 한파일수는 12일로, 최근 8년간(2013∼2020년) 평균인 5.8일의 2배가 넘었다. 한랭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자는 2247명으로 최근 6년(2014∼2019년) 평균 2085명보다 162명 많았고, 입원환자 수는 1066명으로 최근 10년(2010~2019년) 평균 784명보다 282명 많았다 .한랭질환은 영하 12도 이하 심한 추위보다 영하 5∼12도인 중증도 추위에 노출됐을 때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감염 질환도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장감염 입원자는 2010년 6.1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1.7배 많아졌다. 특히 지난 5년(2015∼2019년) 동안에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살모넬라균 감염증의 신고가 3∼5배 급증했다. 뎅기열 등 모기 매개 감염병과 쓰쓰가무시병 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 증가도 지속해서 보고되고 있으나 기후변화 영향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우리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라며 "앞으로 취약계층 건강 영향 등 심층 연구를 강화하고 국가 기후 보건정책 관련 근거자료 생산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바이오헬스부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