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주인 몰랐던 8000억원 슈퍼 요트…푸틴 '은닉 자산'이었나

러시아 반부패재단서 의혹 제기
선장 제외한 대부분 선원 러시아 국적
이들 중 절반이 푸틴 경호처 출신
러 재벌들, 해외에 호화 자산 숨겨놔

한화 8000억원대에 육박하는 초호화 요트 '셰에라자드' 호.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화 8000억원짜리 '초호화 요트'가 이탈리아에서 압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 매체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서부 카라라 지역 항구에 정박한 초호화 요트 한 대가 푸틴 대통령 소유물일 수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요트의 이름은 '셰에라자드'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가격은 5억파운드(약 8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유주가 알려지지 않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요트'로 알려져 있다.

길이만 약 140m에 달하며, 헬리콥터 착륙장 2개, 금으로 장식한 세면대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배는 영국령 케이맨제도 깃발을 달고 항해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한 자산관리사에 등록돼 있다.

지난 2020년 영국령 지브롤터 항구에 정박한 셰에라자드. 영국령 케이맨 제도 깃발을 달고 있는 모습 / 사진='지브롤터 요트' 유튜브 캡처

그러나 요트의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현재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왔다. 셰에라자드는 현재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 카라라 항구에서 수리를 받기 위해 정박한 상태다.

베일에 감싸여 있던 셰에라자드의 소유주가 푸틴 대통령일 수 있다는 의혹은 러시아 야당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측으로부터 제기됐다. 나발니가 이끄는 러시아 '반부패재단'이 요트 선원 명단을 입수해 개인정보 등을 추적한 결과, 선장을 제외한 모든 선원이 러시아 국적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선원 23명 중 약 절반은 푸틴 대통령을 경호하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연관돼 있었으며, 이들의 공식 주소지는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의 푸틴 대통령 경호 담당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치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기간 푸틴 대통령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셰에라자드 또한 지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소치로 자주 출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보당국 또한 이 요트가 푸틴 대통령의 재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11일 미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정보당국의 언급을 인용해 "셰에라자드가 푸틴 대통령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설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24일 러시아군이 대대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는 러시아에 대한 가혹한 경제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영국·유럽 등은 러시아와의 무역을 끊고 해외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푸틴 대통령과 유착 관계에 있는 러시아 신흥 재벌 그룹인 '올리가르히'를 제재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리가르히는 러시아의 에너지·원자재 등 기간산업을 독점하며 부를 축적해 온 자본가 계층으로, 이들은 런던·파리 등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 비싼 저택을 매입하거나, 스포츠카·예술품·초호화 요트 등을 구매하며 해외에 자산을 은닉해 왔다.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 몽드 등 세계 주요 언론 단체 27곳이 참여한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리가르히와 러시아 고위 관료 35명을 대상으로 추적한 결과 세계 여러 곳에서 은닉 자산이 150건 넘게 발견됐으며, 총액은 무려 170억 달러(약 20조6630억원)로 집계됐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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