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한다'던 장제원 단일화 전권대리인…또 불거진 '윤핵관 논란'

尹 "장제원 매형 카이스트 교수라 安과 친분"
與 "국민 우롱", "윤핵관 중 윤핵관" 맹폭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장제원 의원이 전권 대리인으로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논란이 재점화했다. 국민의힘은 장 의원과 안 후보가 친분이 있어 협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직책 없는 장 의원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공세에 나섰다.

윤 후보는 27일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장 의원에게 전권을 주고 국민의당 측과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양측 전권대리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저희 쪽 전권대리인은 장제원 의원이 맡았고 저쪽은 이태규 선대본부장이 맡았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이 협상 대리인으로 나선 배경에 대해서는 "장 의원의 매형이 카이스트 교수인데, 안 후보와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어서 서로 의사전달 하는 데 편하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안 후보도 장 의원을 협의에 참여시키는데 동의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단일화 협상 경과에 따르면,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은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철회하기 이전부터 접촉했으며 이날 오전 0시40분부터 새벽 4시까지도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장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 지난해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선거 실무 전반을 지휘했으나, 아들의 음주운전과 경찰관 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직에서 물러났다. 장 의원은 당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백의종군하면서 윤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선 직후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윤핵관 논란으로 이준석 대표와 극심한 갈등을 빚자 "단 한 번도 자리를 탐한 적이 없다.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며 선거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장 의원이 전권대리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가)직책도 없고 출근도 안 하는 장제원이 무슨 윤핵관이냐 했는데,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장 의원은) 윤핵관 중 윤핵관"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T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사실 뒤에서 모든 걸 주무르는 사람은 역시 장 의원이었구나 하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경우는 윤핵관 논란과는 다르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장 의원과 갈등설이 제기됐던 이 대표는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 윤핵관인데, 장 의원은 이번에 책임을 맡은 것"이라면서 "장 의원이 협상에 나선 건 안 후보를 배려하기 위한 처사였다"고 했다. 그러나 장 의원이 백의종군을 공언한 상황에서 이번 선거 최대 변수인 단일화 전권대리인이라는 중책을 맡은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장 의원은 논란이 된 윤핵관 핵심 인물이고, 선거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으나 말이 달라진 것"이라며 "안 후보 측과 친분이 있더라고 배제했어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정치부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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