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 오류' vs '계좌 공개' 野·與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공방

국힘 "계좌 빌려준 적 없다…검찰, 오보 사태 책임져야"
민주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 중…본질 호도 그만하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줄잇는 가운데 여야의 신경전도 첨예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주가조작 관련 공소장에 대해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엉터리 궤변"이라며 "주가조작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궤변을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도이치모터스 공소장 범죄 일람표에 오류가 있음을 명백히 확인했고, 이를 근거로 한 언론 보도들은 모두 오보임을 밝힌다"며 "김건희 대표는 일관되게 2010년 1월부터 5월까지 이모 대표에게 맡겨 일임 매매를 했다고 설명했고, 그 사실은 증권사 녹취록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한겨레신문·MBC 등에 따르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등의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 일람표를 근거로 당초 알려진 계좌 이외에 다른 주가조작 계좌가 있으며, 알려진 주가조작 선수 이모 대표 외에 다른 주가조작 가담자에게 이를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범죄 일람표에는 김씨의 시세조종 의심 거래 내역이 284건 포함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수석대변인은 "범죄 일람표에 나와 있는 2010년 10월 28일부터 2011년 1월 5일까지 거래된 김건희 씨 계좌는 미래에셋대우 계좌"라며 "그 거래 내역은 모두 김씨가 미래에셋대우 지점 직원에게 직접 전화로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래에셋대우 녹취록, 영업점 단말기 IP 주소는 검찰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며 "김씨로부터 전화 주문을 받고 직접 거래한 담당 직원도 특정되므로 사실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래금액은 모두 김씨의 자금으로 누구에게도 이 계좌를 빌려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씨 계좌를 통정 매매로 분류한 것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통정 매매는 주식을 사고파는 당사자가 부당 이득을 취하기 위해 미리 주식의 가격과 물량을 담합해 가격을 올리는 행위다. 그는 "김씨 계좌와 다른 사람의 계좌 간 거래를 모두 이모 대표가 혼자서 거래한 것으로 보고 통정 매매로 잘못 분류한 것이다. 김씨와 이모 대표는 각자 거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2년간 수사하고도 범죄 일람표에 큰 오류가 있는 상태에서 민주당에 자료를 제출한 검찰도 이 대형 오보 사태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공소장 변경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TF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공소장 범죄 일람표에 일부 오류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검찰보고 책임을 지라고 한다. 이 황당한 주장이 과연 대한민국 검찰총장까지 지낸 대선후보 캠프에서 나온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TF는 이어 "현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재판 중"이라며 "김씨 본인의 범죄사실 소명은 재판장에서 소명할 일이지 캠프가 혐의자 대신, 언론에 엉터리 궤변을 늘어놓을 일이 아니다. 주가조작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궤변을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TF는 "어제도 밝혔듯이 주가조작은 '손실 여부, 주문 방식'과 무관하다. 이런 해명은 천만 주식투자자가 웃을 일"이라며 "국민의힘 주장처럼 만약 언론이 오보라면 애초에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은 김씨 잘못이다. 정상거래라면 당당하게 주식 계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슈취재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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