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의 반도체]공급 부족에 5000억달러 날아갔다

코로나19 이후 칩 부족에 따른 손실 약 600조원 육박
완성차 생산 차질 물량 58만대…연간 130만대 넘을 듯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혜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2년간 전 세계 반도체 칩 부족 현상으로 기업들이 약 5000억달러(약 596조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각한 수급난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국내외 글로벌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부품업체 등 관련 전후방 산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당기간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기회의 시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앞다퉈 진출, 산업 재편을 예고했다.

22일 딜로이트 글로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반도체 수급난으로 반도체 기업과 고객사에서 50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칩의 부재’가 전 세계 완성품 시장을 뒤흔든 셈이다.

딜로이트는 "반도체 칩 하나가 수만달러의 완제품 판매를 좌지우지한다"며 "공급망 불안정 속 반도체 산업의 입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인력·설비·고객사 확보, 첨단공정 진입 등에서 전례 없는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넘어선 반도체 산업 매출은 올해 6000억달러(약 716조원)를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반도체 부문 성장률이 올해 4.2%로 지난해(21.1%)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올해 17.8% 등 2025년까지 두자릿 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급난에 타격을 입은 대표적인 산업은 자동차다. 삼성전자·TSMC 등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가동률이 100%에 이르고 생산 단가가 비싸졌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반도체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해 2100억달러(약 250조원) 규모의 자동차 관련 매출이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낮은 수익성으로 불과 5~6개 기업만이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해왔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과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판도가 급격히 바뀌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에 뺏긴 ‘반도체 왕좌’ 재탈환을 노리는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진입을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글로벌 브랜드에 공급하는 등 존재감을 높여나가는 중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공급 안정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에선 올해도 수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오토포캐스트솔루션에 따르면 이번 주 기준 차질을 빚은 물량은 전 세계 57만7900대로 집계됐다.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10만대가 채 안 됐는데 보름여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또한 지난달 말 기준 반도체 수급에 따른 생산차질 예상 물량은 연간 95만대에서 최근 130만대 이상으로 늘어났다.

회복시기에 대해선 시선이 다소 엇갈린다. 현대차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올 하반기께 회복할 것으로 보는 반면 테슬라·폭스바겐 등은 올 한 해도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이혜영 기자 he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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