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가중되자…美 바이든 'LA·롱비치항 24시간 운영 추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국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전 세계적인 물류 대란이 극심해지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내 주요 항만의 화물 적체 현상을 완화 시킬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오후 비대면 간담회를 열고 화물 적체 현상이 심각한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서부 항을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페덱스, UPS, 월마트, 홈디포 등 미국 주요 배송·소매업체도 참석, 배송 시간을 늘리고 운송 마비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들어오는 선적 컨테이너 물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LA항과 롱비치항은 최근 심각한 병목 현상으로 화물을 제때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이 두 항구 인근 앞바다에서 무려 60여척의 컨테이너선이 화물 하역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는 1척을 보는 것도 이례적이었다"며 "캘리포니아주 항만들의 대규모 병목 현상은 미국의 내구재 수요 급증, 낡은 화물 및 철도 시스템, 서부 해안의 숙련된 항만노동자 부족 사태 등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LA항, 롱비치항, 국제항만창고노조 지도부를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최근 물류 대란은 주요 항만의 선적 작업 뿐 아니라 내륙 운송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항만에 쌓인 화물을 내륙으로 운송할 트럭 운전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 수는 327만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바이든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이후 물류난이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좀처럼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다. 중국에서 미국 서해안으로 컨테이너 1개를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년 전인 2020년8월 약 3000달러에서 올해 9월에는 2만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뉴욕타임스는 "연말 연휴 시즌을 앞두고 제품을 미리, 더 많이 주문한 탓에 병목 현상이 한층 더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최대 대목을 앞두고 이 같은 물류난이 확산할 경우, 기업 실적 타격은 물론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미국 제조사 상당수는 제품 생산의 대부분을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위탁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물류 대란 등 공급망 차질 여파를 지적하며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0%에서 6.0%로 낮췄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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