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기자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는 6일(현지시간)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이 회사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재사업 자회사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 생산거점을 가동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1공장에 이어 2024년까지 추가로 공장을 짓고 생산규모를 늘려 글로벌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SK IET 폴란드 1공장은 앞서 지난 6월 기계적 준공에 이어 8월부터 시험가동 중인 상태다. 올 4분기부터 상업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연간 생산량은 3억4000만㎡로 앞서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중국 창저우 1공장과 비슷하다. 국내 공장(5억2000만㎡)까지 합해 현재 국내·외에 연 13억7000만㎡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췄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 4대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로 배터리 안정성과 관련이 있다. SK IET는 고품질 분리막 생산업체로 구성된 최상위권(티어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로 꼽힌다. 이 시장에선 아사히카세이·도레이·W스코프 등 일본 업체가 두각을 보인다. SK IET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온을 비롯해 글로벌 선두권 배터리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고밀도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는 동시에 배터리 안정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돼 고품질 분리막을 찾는 곳이 늘었다"며 "아직 화재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유럽에서도 고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중국·미국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이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배터리 수요도 급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온·삼섬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폴란드·헝가리 등 동유럽권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82GWh에서 오는 2026년이면 410GWh로 5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SK IET는 이번 폴란드 1공장에 이어 추가로 2~4공장을 더 짓기로 이미 결정해둔 상태다. 오는 2024년까지 총 2조원을 들여 유럽 내 최대규모인 15억4000만㎡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시험가동 중인 1공장을 비롯해 2공장(연산 3억4000만㎡)은 2023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이다.
3·4공장(각 4억3000만㎡)은 2024년께 가동을 목표로 지난 7월 공사에 들어갔다. 국내 공장과 중국·유럽 등 해외 공장이 모두 갖춰지는 2024년 하반기면 글로벌 생산능력은 27억3000만㎡에 달해 현재보다 2배가량 늘어난다. 폴란드 2~4공장은 후년께야 납품이 가능한데 이미 빠르게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 회사는 폴란드 정부기관·단체 등이 자국 내 투자하는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제5회 국경없는 투자자에 아마존·도요타 등과 함께 올해 수상자로 최근 선정됐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피에호피악 폴란드 기술개발부 차관은 "제4공장까지 완공되면 SK 그룹 내 최대 분리막 공장으로 일자리 1000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석 SK IET 사장은 "회사 성장과 함께 유럽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폴란드에 있는 배터리업체뿐 아니라 헝가리, 유럽·미국에도 공급해 폴란드 지역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