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 선거 1위도 아닌 '2위 후보' 경쟁 치열…왜?

1차 투표서 과반 득표자 나오지 않을 가능성 높아
1위 고노 다로 확실
2차 투표, 2위 후보 누구냐에 따라 판세 뒤집힐 가능성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위 후보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2명을 놓고 결선 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누가 2위에 오르느냐에 따라 차기 일본 총리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82명과 당원·당우가 각각 382표씩 합계 764표를 행사하는 1차 투표에서는 4명의 후보자 가운데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이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어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이 각각 2·3위를 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국회의원 동향에 따라서는 2·3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국회의원을 상대로 26일까지 실시한 지지 동향 조사와 18∼19일 실시한 당원 조사 결과를 조합해 보면 고노는 의원 103표, 당원·당우 177표를 합해 280표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보도했다.

2위인 기시다는 의원 127표, 당원·당우 94표 합계 221표에 달했으며 다카이치는 의원 82표, 당원·당우 86표로 합계 168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다카이치가 기시다에게 53표 차이로 뒤져 있는 셈이다.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의원 21표, 당원·당수 25표로 합계 46표에 머물고 있다.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밝히지 않은 의원은 49명(부동표)인 것으로 파악됐다.

요미우리의 분석대로라면 고노는 1위를 달리고 있으나 과반(383표 이상)에 달하지 못한 상황이고, 부동표를 다 차지해도 과반에는 미달한다.

조사에서는 기시다가 다카이치를 앞서고 있으나 최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의원들을 상대로 전방위 설득에 나서면서 다카이치가 급격히 세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점 등에 비춰보면 그가 부동표 등을 다수 흡수해 2위로 결선 투표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 가운데 결선에 오르는 2위가 누구인지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선 투표에서 고노와 기시다가 맞붙는 경우 기시다가 역전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결선에서는 국회의원 표는 1차 투표와 마찬가지로 382표이지만 당원·당우 표는 47표로 줄어들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지지를 다수 확보한 기시다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민당 베테랑 의원들은 과거에 탈원전을 주장했고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를 갑자기 백지화하는 등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고노를 경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했던 이들 중 상당수가 결선에서 고노 견제를 위해 기시다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반면 결선에서 고노와 다카이치가 맞붙는 경우 고노에게 승산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차 투표에서 상대적 비둘기파인 기시다를 지지했던 이들이 야스쿠니신사를 계속 참배하겠다고 밝히는 등 극우 색채를 선명하게 드러낸 다카이치에게 결선에서 표를 주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진영 내에서는 "사상 신조 면에서 다카이치를 밀어주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은 27일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의원 내각제를 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일본 총리를 맡는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이달 29일 치뤄지며 내달 4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차기 일본 총리로 선출된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