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영변원자로 재가동, 낮은 단계'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31일 북한의 영변 플루토늄 원자로 재가동 징후에 대해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예상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통일부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1 한반도 국제평화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미국이 전략적 인내로의 회귀 경향성을 보인다면 북한의 시각에서는 제재 완화라는 목표가 전혀 실현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에 약속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도발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시험 발사를 하지 않고 핵시설을 가동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낮은 단계의 자기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면 전환을 위해서는 ‘북미 간 불신 해소’라는 원론적인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도 “미국이 북한을 악마화하고 불신하는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북한도 그럴 수밖에 없다”면서 상호 신뢰를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미국이 교훈을 받아들이거나 배울 준비가 없는 것 같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을 보면 미군이 20년간 카불에 주둔했는데 매년 계속해서 새로운 계획을 수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는 동북아 전체, 한반도 전체의 안보 환경을 보고 그 안에서 다뤄야 하는데 큰 그림과 대전략을 갖지 않고 계속 싸우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닝푸쿠이 전 주한 중국대사 역시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을 보면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참신함과 실질적 변화가 부재한다”면서 “하노이의 실패 경험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기조연설을 맡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현 단계에서 통일보다는 유럽연합과 유사한 '남북연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통일을 포기하고 공존을 지향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계속 통일 구호를 가지고 북한을 관리하려는 것이 옳은 일인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유럽연합 같은 관계를 지향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간 단계인 남북연합도 못 갔으면서 통일을 하겠다는 것이 얼마나 공허한가”라고 지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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