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곤기자
최근 김밥을 사 먹고 식중독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솔직히 많이 불안하죠.", "문제가 좀 가라앉으면 먹으려고 합니다."
경기 성남과 고양에 이어 파주에서 김밥집 음식을 먹은 주민들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나섰다. 시민들은 김밥 섭취에 불안을 호소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자칫 식중독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정부는 여름철 식당 운영에 대한 철저한 위생관리를 당부했다.
27일 파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2일 동패동의 한 김밥집을 이용하거나 배달 음식을 먹은 주민 10여 명이 구토, 복통 등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파주시는 23일 이 김밥집 음식을 먹은 시민 10명의 검체를 채취하고, 음식점의 재료 등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에 보내 검사를 의뢰했다.
파주시청 위생과 관계자는 "김밥집에서 음식을 먹고 식중독 증세를 겪었다고 호소한 27명 가량의 인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마쳤다"면서 "검사 결과는 오는 30일께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달걀 성분에 관한 구체적인 검사는 26일 진행돼 그 이후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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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9일∼이달 2일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김밥전문점 2개 지점에서 김밥을 사 먹은 276명도 식중독 증상을 보여 40여 명은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이 김밥전문점의 한 지점을 이용한 식중독 환자 24명 가운데 13명의 검사 대상물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다른 지점에서도 10명 중 5명의 가검물에서 살모넬라균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고양시에서도 지난 23일 덕양구의 한 김밥집을 이용한 20대 여성 A씨가 식중독 증세로 25일 숨지고, 같은 식당 이용객 29명이 같은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또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김밥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되는 등 연일 문제가 되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20대 대학생 김 모씨는 "김밥은 편의점이나 김밥집에서 누구나 쉽게 사 먹는 음식 아닌가"라면서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김밥 먹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30대 회사원 박 모씨 역시 "일하다가 출출하면 삼각 김밥도 사 먹고 하는데, 불안해서 최근 김밥을 아예 먹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로 먹고 살기 힘든데 김밥집 운영하시는 분들 많이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살모넬라균은 닭·오리·돼지 등의 장에 기생하는 병원성 세균이다. 이 균에 오염된 계란 등 고기·유제품을 섭취하면 6~72시간 잠복기를 거쳐 발열·복통·구토 등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다.
또 섭씨 37도에서 균이 가장 잘 자라 고온 다습한 여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 중 63%는 계란으로 인해 발생했다.
정부는 식중독 사고 원인으로 교차오염을 추정하는 등 각별한 위생관리를 당부했다. 교차오염은 달걀 껍데기나 생고기 등을 만지면서 세균 등에 오염된 손으로 다른 식재료를 만지는 과정에서 식중독 균이 퍼지는 것을 말한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최근 발생한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재로서는 교차오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달걀 깨기, 생고기 썰기 등 식재료 취급 후에는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로 손을 깨끗이 씻고, 특히 계란을 손으로 만졌을 때는 살모넬라균 감염이 우려되므로 더욱 세심하게 손을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밥집 등 식당 관리에 대해서는 "음식점은 '식중독 예방 6대 수칙'을 철저히 지켜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는 조리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하지 말고 가급적 바로 섭취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