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먹튀' 논란에 휩싸인 머지포인트에 대해 피해 고객들의 환불 요구가 계속되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고시장에선 이미 휴지조각 신세가 된 머지포인트를 헐값에 사겠다는 이들이 등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개설된 다수의 머지포인트 피해자모임 등에는 적게는 수만원부터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머지포인트를 구매했다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들의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 중복 가입자를 고려해도 현재까지 이곳에 모인 피해자만 최소 수만명에 이르고,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들까지 포함하며 모두 수십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대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카페 등에서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하고자 머지포인트를 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한 경우였다.
머지포인트 사측은 지난 11일 돌연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면서 구매자들에게 90% 환불을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일부를 제외하고는 환불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비스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머지포인트 발행 규모가 누적 1000억원을 웃돌아 실제 환불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머지포인트가 신규 고객의 가입비로 기존 고객에게 수익을 주며 돌려 막는 '폰지사기'를 벌여왔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피해자 중 일부는 머지포인트 사측의 환불이 일률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소비자에게 90% 환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하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절차를 밟고 있다며 집단소송 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반면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등에선 머지포인트를 액면가의 5~20%에 사겠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례로 20만원권 선불충전금을 1만원에 사겠다는 식이다.
머지포인트를 환불받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포인트를 값싸게 싸들여 추후 포인트 사용이 정상화될 경우 제값대로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현재로선 머지포인트 정상화가 어려워 보이는 만큼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게 피해자들의 시각이다.
머지포인트 사측이 사태 수습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고시장에서 우회적으로 피해자들의 포인트를 매입하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상적인 절차로 환불하면 구매가격의 90%를 내줘야 하는 만큼 개인 매수자로 둔갑해 소액으로 피해를 무마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중고나라 측은 회원들간 분쟁이나 사용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같은 거래를 중지해 줄 것을 안내한 상태다.
한편 경찰청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고 전날 서울경찰청에 사건을 배당했다. 머지포인트 측은 18일 오후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게시하고 온라인 환불 정책을 재정비해 서비스 재개 관련 계획과 함께 추후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