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웹툰 영상화 가속…2차 창작 '명가' 카카오웹툰과 정면 대결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한국판 마블’을 꿈꾸는 네이버웹툰이 자사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라인업을 줄줄이 예고하며 광폭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상 콘텐츠 소비가 급증한만큼 올해는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웹툰 2차 창작의 ‘명가’ 카카오웹툰과의 지식재산권(IP) 영상화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로맨스부터 좀비물까지...IP 영상화 박차=10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웹툰 IP 기반의 영상화 콘텐츠들을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누적 조회 수 32억 뷰의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드라마로 제작된다. 30대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일상과 연애 이야기를 머릿속의 세포들의 시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포맷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 티빙과 tvN에서 동시 공개된다.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그 해 우리는’도 하반기 SBS를 통해 방영된다. 이 작품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역주행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다.

내년 상반기엔 MBC 판타지 드라마 ‘내일’의 방영이 예정돼있다. 원작은 네이버웹툰 ‘내일’이다. 취업준비생 ‘최준웅’이 우연한 사고로 저승사자 ‘구련’를 도와 자살 예정자들을 구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네이버에 연재된 좀비물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도 넷플릭스를 통해 오리지널 시리즈로 전 세계에 공개된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의 사투를 그렸다. 이 작품은 2009년 첫 연재 시작 이후 완결될 때까지 약 2년 간 네이버웹툰 요일웹툰 상위권을 차지하고, 매 에피소드를 공개할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던 인기작이다.

이밖에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항일운동을 배경으로 한 ‘고래별’, 평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된 한 남자의 인생 2회차를 그린 ‘상남자’ 등 네이버웹툰의 다양한 작품들이 영상화를 앞두고 있다.

◆"콘텐츠가 경쟁력" 글로벌 시장 노린다 =네이버웹툰이 이처럼 IP 영상화에 가속 페달을 밟은 것은 최근 무섭게 치고 나오는 카카오웹툰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웹툰은 출시 이틀 만에 국내에서만 1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하고, 인당 열람건수가 기존 다음웹툰 대비 2.5배 증가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웹툰은 전신 다음웹툰에서부터 웹툰의 영상화에 두각을 나타냈던 강점이 있다. 기획 단계에서 작품의 영상화 가능성을 고려해 연재 여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700만 관객 몰이로 영화화 웹툰의 첫 성공을 거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비롯해, 넷플릭스 전세계 인기영화 1위에 올랐던 ‘승리호’, 드라마 ‘미생’, ‘이태원클라쓰’ 등이 그 예다. 카카오웹툰 관계자는 "다음웹툰 시절 2006년부터 2020년 말까지 65개 가량의 웹툰이 영상화됐다"며 "향후 영상화될 작품도 60개정도 된다"고 말했다. 추격받는 입장인 네이버웹툰이 IP 영상화에 더욱 힘쏟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네이버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을 겨냥한 IP 영상화 사업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지분 전부를 6억달러(약 65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네이버웹툰 스튜디오와 왓패드 스튜디오를 통합한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도 설립했다. 네이버는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IP 사업 자금을 조성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000억원 펀드 조성을 통해 왓패드 웹툰이 흥행성을 검증한 IP의 영상화, 출판화 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IP 사업의 수익성도 개선하며 네이버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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