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영기자
24일 부산지법 제6형사부에서 열린 4차 공판엔 아영이가 인공호흡기를 단 채 참석했다. 사진=KNN 방송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부산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생후 닷새 된 아기를 바닥에 떨어뜨려 의식 불명에 빠지게 한 이른바 '아영이 사건'의 4차 공판이 24일 열렸다. 이날 공판엔 피해 아동인 아영이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에서 열린 4차 공판엔 아영이가 증인으로 채택된 부모를 따라 인공호흡기를 단 채 참석했다. 수감 중인 가해 간호사 A(40)씨는 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출석하지 못했다.
아영이 부친은 "나와 아내가 둘 다 증인으로 채택돼 아영이를 혼자 놔두고 오기가 불안해 데리고 왔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걸로 봐서는 (간호사 측 입장)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다만 좀 더 가책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전히 간호사 측은 아동학대 혐의 일부는 인정하지만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기소된 병원장 측도 "폐쇄회로(CC)TV 설치하라는 대로 설치했고 간호사들의 직무 교육, 아동학대 방지 교육도 규정대로 다 준수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공판에선 아영이가 두개골에 골절상이 생긴 당시 무증상으로 넘어가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사고 다음날 의사 진단 내용이 전날 작성한 간호일지를 토대로 작성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전 공판에선 사고 당일 간호사가 당직 의사에게 아영이의 상태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재판에서 처음으로 발언 기회를 얻은 아영이 부친은 "병원에서 관리를 잘했더라면 그렇게 짧게 밖에 녹화가 안 돼 있는 한 달 치 영상에서 24번이나 상시적으로 학대 행위들이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책임자들의 엄벌을 촉구했다.
간호사 A씨는 2019년 10월5일부터 20일까지 부산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한 손으로 아영이의 다리를 잡아 거꾸로 들어 올려 흔드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아영이를 바닥에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상 등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과실치상)도 받고 있다.
다음 재판은 CCTV 증거조사를 중심으로 다음달 20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