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앞에서 숨진 여성, 시신 넘치는 화장터…'코로나 생지옥' 인도 참극

8일째 신규 확진자 수 30만명 넘어서
병원·시신 영안실 등 의료체계 한계 직면
화장터에 시신 넘치기도

인도 수도 뉴델리의 노천 화장장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화장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30만명을 넘어선 인도에서 '생지옥'을 방불케 하는 모습들이 펼쳐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의료체계 과부하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 여성이 있는가 하면, 도시 인근에 마련된 화장터는 시신이 넘쳐 24시간 내내 가동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도 현지 매체 'NDTV'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뉴델리에 거주는 20대 남성 무쿨 비아스 씨는 전날(27일) 어머니를 자신의 품 안에서 잃었다.

비아스 씨는 중환자인 어머니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고자 했지만, 병원은 정문 앞에서 이들을 거부했다. 결국 세시간 뒤 비아스의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타고 온 차량 안에서 끝내 숨졌다.

비아스 씨는 이 매체에 "그들(병원)은 (입원수속) 절차를 완전히 끝내라고만 요구했다"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호소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30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한 인도의 의료체계는 현재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체계 붕괴의 징조는 이전부터 이미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NDTV가 최근 촬영한 인도 중부 라이푸르의 대형 국립병원 상황을 보면, 시신들이 영안실이나 시신 안치용 냉장시설에 들어가지 못한 채 간이침대에 실려 방치된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지 않는 인도 한 거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위기를 맞이한 것은 병원뿐만이 아니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진 이들을 매장·화장하는 일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는 화장터와 매립지도 과포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최근 인도 전국에 위치한 화장터가 화장을 대기하는 시신들 때문에 쉴새 없이 가동되고 있다며 "화장 시설이 부족해 시신들을 모아서 대량 화장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전했다.

미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멈추지 않는 공장처럼 24시간 내내 시체를 태우고 있다"며 "인도 전역 화장터에서 불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참상을 묘사하기도 했다.

한편 인도는 최근 8일 연속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29일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만 총 37만9257명에 달했다.

인도가 이같은 '코로나 생지옥'이 된 원인은 최근 잇따른 대규모 모임, 신종 바이러스 변이의 출연 등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영 매체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타릭 야사레비치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 "최근 몇 주간 인도를 집어삼킨 감염의 원인은 변이 바이러스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인도의 의료 시스템을 붕괴 직전까지 몰아놓은 안이한 행동도 한몫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이 바이러스가 인도 감염 급증에 얼마만큼의 원인이 되는지는 불분명하다"라며 "대규모 모임 등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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